윤석열 대통령이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후 26일 가진 첫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서 자신의 비속어 논란에 관해 언론이 사실과 다른보도로 동맹을 훼손한 것은 위험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본인이 저지른 실수를 언론사와 국민의 탓으로 돌리는 건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미국과 외교적으로 더 큰 갈등을 빚지 않기 위해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에게 욕설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까진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이해한다”면서 “그런데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욕설했으면 사과부터 하셔야 되는 것 아닌가. 보도한 언론사부터 협박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대통령답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관해 진상이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그러니까 결국은 언론사에 책임을 묻겠다, 이런 이야기로 들린다”면서 “오늘 출근길에서 본인 발언에 관해 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에게, 특히 야당 의원들에게 사과하지 않는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협박하고 들어가시는 모습을 보니 좀 실망스럽다”고 했다.
앞서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성급한 보도’를 지적한 데 대해서도 우 의원은 “사실 미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지금 억지를 부리고 있다. 그거는 제가 이해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 의원들에게 욕했다고 해서 생긴 문제는 정리하기 어렵지 않은가”라며 “한국 국회의원들을 욕했다고 하고 한국에 들어와 당분간 좀 시간을 끌면서 욕 먹어 끝내자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의원들에게 욕했다고 하면 외교를 할 수 없다. 저 법안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법)이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만 설득해서 되는 게 아니라 미국 의원들에게도 로비해야 되는 일”이라면서 “그러면 한국 의원에게 욕했다고 했으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거듭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비속어 논란에 대한 질문에 “논란이라기보다 이렇게 말하겠다”면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48초가량 대화를 나눈 후 행사장을 나서며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은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이 모습이 국내 공동취재 카메라에 담겼고, 해당 발언에서 ‘XX’, ‘X’은 욕설·비속어, ‘○○○’은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큰 논란을 낳았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면서 “여기서 미국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거짓으로 동맹을 이간하는 것이야말로 국익 자해행위”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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