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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공직자… 제주 ‘가짜 농부’ 기승

입력 : 2022-10-04 01:00:00 수정 : 2022-10-03 19: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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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등 목적으로 매입
7년간 여의도 5.6배 규모 달해
제주시장도 농지법 위반 의혹

제주도 곳곳에서 농지를 매입하고도 농사짓지 않는 ‘가짜 농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3일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제주에서 부동산 매매업을 하는 50대 A씨 등 3명은 2017년 12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농지 2만2600㎡를 매입했다. A씨 등은 ‘더덕 농사를 짓겠다’며 이 땅을 샀다. 하지만 처음부터 농사를 지을 의사가 없던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농지를 되팔고는 27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농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나머지 2명에게 각각 징역 8개월과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농지 잠식을 막고 투기를 근절해야 할 고위 공직자들이 되레 농지를 소유하면서 비난을 사기도 한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2019년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농지 7000여㎡와 2014년과 2015년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있는 임야와 농지 2100㎡를 동료 변호사 3명과 함께 매입했지만, 실제 경작은 하지 않아 투기 의혹을 받았다. 강 제주시장과 이종우 서귀포시장은 인사청문을 하며 불거진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취임 이틀 만인 지난 8월 25일 경찰에 고발당했다.

이처럼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경자유전’ 원칙을 어긴 ‘가짜 농부’가 산 제주 땅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모두 1만5409필지에 1621.6㏊로 집계됐다. 서울 여의도(290㏊) 면적의 5.6배에 달하는 규모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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