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판사 한윤옥)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올해 2월 이른 아침 경남 양산시의 한 도로에서 왕복 6차선 도로를 운전하다가 보행자인 80대 B씨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A씨는 제한속도 70㎞의 범위 안에서 주행했고, B씨는 보행 신호등이 적색인 상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이었다.
특히 A씨 차량은 2차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바로 옆 1차로를 달리던 차량에 B씨의 모습이 가렸다. 횡단보도 인근에는 육교도 있었다.
재판부는 이런 상황에서 B씨가 길을 건너고 있을 것을 A씨가 알아채기 어려웠을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적이 드문 시간에 누군가 육교가 있는 왕복 6차로를 무단횡단하리라고는 예상하기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1차로에 있던 차량이 피해자 앞에서 급제동했다고는 하지만, 그 차량에 가려 피해자를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최선의 대응을 하기란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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