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자가 길거리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순찰차에서 대기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은 가운데, 관할 경찰서가 해명에 나서는 한편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1일 MBC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뒀던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행인이 술에 취해 길거리에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받고 오후 8시쯤 서울 동대문구의 현장으로 출동했다.
50대 남성이었던 행인은 당시 눈이 내리던 인도 한 가운데에 주저앉아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상태였다.
출동한 경찰관 2명은 남성을 일으키며 대화를 시도했지만, 안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경찰관들은 현장 도착 6분 뒤 자리를 떠났다.
그 뒤 남성 주취자는 비틀거리며 인근으로 이어진 골목길에 진입했고, 그 뒤로도 수 차례 쓰러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한 뒤 완전히 드러누웠다.
10분 뒤 한 승합차가 우회전을 해 골목으로 진입했고, 주취자는 이 승합차의 바퀴에 깔렸다.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응급처치를 실시했지만,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
승합차 운전자는 “눈이 내리고 있었던 데다 좁은 골목이어서 사람이 누워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사망한 주취자를 목격했던 행인은 “아주 추운 날씨였는데 주취자가 누워있었다. 그런 지 시간이 꽤 됐었다”고 전했다.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남성이 도움을 재차 거부하는 상황이어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순찰차로 돌아와 건너편에서 관찰하던 중이었다”며 “미흡한 점이 있다고 판단돼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망한 남성은 사고를 당한 장소 인근에서 혼자 거주하던 공사장 노동자로, 설 연휴에 가족들을 만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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