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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내국인 관광객 급감 ‘비상’…해외여행 수요·고물가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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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7-09 19:58:46 수정 : 2023-07-10 16: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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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길이 막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 내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제주도가 한산하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한데다 고물가 논란이 겹쳐 내국인 방문객이 급감해 여름 휴가철 제주도와 도내 관광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9일 제주 지방은 장마가 소강 상태를 보이며 무더위 속에 제주시 구좌읍 월정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9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668만8554명(8일 기준 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1만792명보다 5.9%(42만 2238명) 줄어들었다. 가장 큰 이유론 해외 여행이 재개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행사들이 앞다퉈 해외여행 특가 상품을 내놓으면서 동남아와 일본 등 해외 여행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특히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중에는 한국인이 가장 많았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1∼5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258만3000여명으로 전체 방일 외국인 중 29.9%에 달했다. 역대급 ‘엔저 현상’이 원인으로 꼽힌다. 항공료와 현지 숙박·외식 등 여행 비용이 제주와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항공사가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운항편 수를 늘리며 제주 기점 국내선 좌석난은 심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항공운임을 제주와 일본 가까운 도시를 비교할 때 별반 차이가 없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제주공항을 오간 국내선 항공기는 5만3555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5924편보다 4.2% 감소했다. 이 기간 하루 평균 공급 석은 8만3799석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9364석보다 6.2% 줄었다.

 

항공료와 현지 체류 비용은 고물가 논란으로 이어진다. 제주관광공사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 방문객 중 불만족 사항으로 물가를 꼽는다. ‘물가가 비싸다’고 응답한 비중은 2014년 29%에서 지난해 53.4%로 8년 사이 두배 가까이 많아졌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제주도 여행 갈 돈이면 차라리 동남아나 일본 가는 게 낫다고 할 정도로 비용에 별반 차이가 없어, 해외로 나가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9일 제주 지방은 장마가 소강 상태를 보이며 무더위 속에 제주시 구좌읍 김녕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접근성과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맛집 투어와 쇼핑이 MZ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골프 비용이 제주보다 저렴해 중장년 골프 관광객들이 일본과 동남아로 빠져나가고 있다. 실제 제주도가 집계한 1∼3월 도외 골프관광객은 26만227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40만3153명)보다 34.9% 급감했다. 지역 골프업계는 “코로나19 앤데믹 이후 골퍼들이 가까운 일본 등 외국으로 빠져나간데다 전통적인 성수기인 지난 5월엔 열흘 이상 비 날씨를 보여 올해 6월까지 누적 내장객은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7월과 8월 예약률도 각각 40%, 20%에 그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업계는 제주도에 지방세 감면 혜택 부활 등 행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해외여행이 막힌 코로나19 수요를 틈 타 요금 인상과 수익을 올리며 원성을 샀던 골프장들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요금을 내리는 등 자구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글·사진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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