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교권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부당한 ‘스쿨 미투’를 겪었다고 주장하는 한 교사의 편지를 소개하며 “일선 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권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허 의원은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쿨 미투’ 가해자로 지목돼 소명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직위 해제되고, 교육청과 교원단체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 채 홀로 법정싸움을 했던 한 여고 교사의 편지를 공개했다. 스쿨 미투는 교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학생들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뜻한다.
허 의원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무혐의 처분을 받는 등 법정싸움에서 승리했지만 급여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 교사는 야당과 진보 성향 교원단체 등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외면 받자 허 의원에게 편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허 의원은 “광주 A여고에 재직했던 교사가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지난 5년의 기록이 담긴 편지를 줬다”며 “이 선생님은 2018년 7월 학생 설문조사를 통해 느닷없이 스쿨 미투의 대상이 됐고, 소명의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분리 조치와 직위 해제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는 선생님을 징계하기 바빴고 광주 교육당국은 철저히 외면했다”며 “심지어 선생님은 전교조 조합원이었다. 지역의 전교조 지부에 찾아간 선생님이 들은 말은 ‘가만히 있어라’가 전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교사는 대법 행정소송에서 승소하고, 급여 반환을 위한 민사 소송에서도 승소했다”며 “문제는 학생들의 일방적 진술만으로 교사가 범죄자처럼 취급받을 때 교육 당국 누구 하나 나선 이가 없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교육청은 하루빨리 관리감독 기관으로서 급여반환 문제부터 해결하기 바란다”며 “교권을 말할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허 의원은 학교 현장과 관련해 “아동학대법, 학교폭력법을 개정하더라도 어떻게 바꾸냐가 핵심”이라며 “교사도 학생도 언제나 강자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가지 정체성을 기준으로 강자와 약자의 구도를 만들고 그에 따라 제도를 설계하면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한다”며 “교사가 과도한 체벌을 한 뉴스가 나오면 학생인권조례를 강화하고, 교권이 문제가 되면 반대 조치를 취하는 미봉책만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또 “교권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지만 현장 교사들을 범죄자로 내몰았던 현실은 깊은 상흔을 낸 채 그대로 남아있다”며 “한 교사의 안타까운 사망으로 시작된 사회적 논의이지만 단지 조례 하나 개정하는 것으로 남은 자의 몫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 교사들이 어떻게 범죄자로 내몰리는지, 특히 성 비위와 학폭이라는 대표적인 두 사안이 어떤 방식으로 교사를 억압하고 있는지, 제도만 바꾸면 다 해결되는 일인지, 면밀히 따지고 살펴보겠다”며 현장의 제보를 요청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