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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이어 초전도체…주식시장 ‘테마주’ 광풍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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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8-04 07:00:00 수정 : 2023-08-03 19: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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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가 ‘테마주’ 광풍에 휩싸였다.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은 ‘상온 초전도체’ 논문 하나가 해외는 물론 국내 금융시장도 술렁이게 하고 있다. 최근까지 있었던 이차전지 테마주를 둘러싼 매수 움직임이 초전도체로 옮겨간 듯한 양상이다. 우리 주식시장이 투기 양상으로 가득찬 ‘민낯’을 고스란히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일보는 4일자 지면에서 이와 함께 연이은 금융사 횡령 사고, 지역마다 천차만별인 동물병원 진료비 등의 소식을 다뤘다.

초전도체. 미 에너지부 제공

◆‘초전도체 테마주’ 급등…“투자 유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이른바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로 분류된 서원(29.98%), 덕성(29.89%), 대창(29.99%)이 상한가까지 올랐다. 서남(29.94%), 모비스(19.40%), 국일신동(30.00%) 등도 급등했다.

 

덕성, 서남 등 일부 종목은 한국거래소가 “투자에 유의하라”고 경고 메시지를 시장에 전파했음에도 상승 추이를 보였다. 한국거래소는 특히 서남에 대해 “추가 상승할 경우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당부했지만 이날도 상승했다. 계속된 상승으로 거래소는 규정에 따라 덕성과 모비스를 투자경고종목에, 서남을 4일 하루간 매매거래 정지 종목에 지정했다. 

 

지난달한 연구팀이 제시한 상온 초전도체 물질 ‘LK-99’에 대한 검증 작업이 전 세계적으로 아직 진행 중임에도 주식시장이 먼저 강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실제로 초전도체 사업과 연관돼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테마주로 분류돼 상승한 덕성의 경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있는 공시에 따르면 신발, 스포츠 볼, 장갑, 가구 등에 사용되는 합성피혁을 생산·판매하는 것이 주력이다. ‘LK-99’ 물질을 만든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지분을 보유한 엘앤에스벤처캐피탈에 투자한 신성델타테크도 주력 사업은 에어컨·냉장고 등 생활가전제품의 부품 생산 등이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주식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마주’를 향한 투심 확대 배경에는 나만 투자하지 않은 것 같은 두려움, 포모(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일 기준 57조160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7일 58조1991억원으로 연중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 높은 수준이다. 외상으로 주식을 샀다가 돈을 갚지 못한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도 지난달 28일 777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개미’들은 주식시장에 잇따라 합류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개미’들은 주식시장에서 3조785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3조719억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비된다. 주식시장에서 특정 주식, 즉 테마주에 쏠림이 이어지는 현상이 특징적이다. 대표적인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되는 서남의 경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개인 순매수액이 111억이었던 반면 기관(1억8900만원), 외국인(-13억6100만원)등은 소액으로 매수하거나 순매도 성향을 보였다. 

 

◆올해 횡령액만 600억원…“내부 통제 작동 의문” 지적도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발생한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사고는 11개사, 32건에 총 30억7300만원이었다. 여기에 전날 금감원이 밝힌 경남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사고액 562억원을 더하면 올해 들어서만 592억7300만원의 횡령이 발생했다.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700억원대 횡령사고로 금융권 전체 횡령액이 1010억7200만원에 달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횡령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액은 2017년 144억7500만원, 2018년 112억8400만원, 2019년 131억6300만원, 2020년 177억3800만원, 2021년 261억1500만원이었으며 지난해 역대 최대 횡령액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뉴스1

횡령사고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회수는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은행권(지방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특수은행·인터넷전문은행 등 14곳) 횡령사고액 870억8100만원 중 회수가 이뤄진 건 61억3100만원(7.04%)에 불과했다.

 

앞서 금감원은 우리은행 직원의 거액 횡령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은행권과 함께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 근무자에 대한 인사 관리 기준 강화 및 명령휴가·직무분리 제도 개선 등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경남은행 횡령사고에서 해당 직원이 유사한 부서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거액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나 금감원의 지침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횡령 직원은 2007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5년간 부동산 PF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번 횡령사고와 관련해 내부 통제 실패에 책임이 있는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타 금융사들에서 순환근무와 명령휴가제 등 내부 통제 혁신 방안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번 경남은행 직원의 횡령이 PF 대출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사의 PF 대출 영업 업무와 자금 송금 업무의 분리 여부, 지정 계좌 송금제, 자금 인출 요청서 위변조 대책 등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감원은 모든 은행에 PF 자금 관리 실태에 대해 긴급 점검하도록 지도에 나선 상태로,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수면 아래 있던 또 다른 횡령사고가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동물병원 진료비 천차만별…최대 16배 차이

 

농림축산식품부는 3일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나 시군구별 격차는 물론 같은 지역 내에서도 진료비(초진) 차이가 최대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진료 항목별 전국 평균 비용은 초진 진찰료(개) 1만840원, 입원비 6만541원, 종합백신 2만5992원(고양이 3만9610원), 엑스선 검사비 3만7266원 등으로 나타났다. 시도 단위별 평균 초진 진찰료 비용이 가장 낮은 곳은 세종시로 7280원이었다. 가장 높은 지역 충청남도(1만3772원)와는 1.9배 차이가 났다.

입원비는 1.5배(4만5200∼6만7608원), 개 종합백신 1.4배(2만1480∼2만9583원), 엑스선 검사비 1.6배(2만8000∼4만5500원) 등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비는 같은 지역 내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인천의 경우 초진 진찰료가 최소 3300원, 최대 5만5000원으로 16배 넘게 차이가 났다. 제주도 역시 최소 5000원, 최대 5만원으로 가격 차이가 10배 벌어졌다. 이외에 재진 진찰료와 상담료는 일부 동물병원에서 무료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비 편차가 나타나는 주된 이유에 대해 동물의료업계는 동물병원별로 임대료, 보유 장비 및 직원 수 등 동물병원 규모, 사용 약품, 개별 진료에 대한 전문성 등을 고려해 진료 비용을 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반려동물 가구의 진료비 부담은 소폭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부터 반려동물이 자주 걸리는 질병에 대한 진료비에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진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부가세 면제 대상에 질병 예방 목적 외에 치료 목적이 추가됐다. 정부는 외이염이나 결막염, 아토피성 피부염 등 반려동물이 많이 걸리는 100여개 질병을 선정해 10월부터 우선적으로 부가세를 면제하고, 추후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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