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윤리’ 항목 신설과 ‘책임 국회의원’ 등 언급
‘국민들은 정치의 새물결을 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당내 중진과 민주당과의 오랜 연결 고리를 두고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는 인물들을 겨냥한 듯한 메시지를 내놓아 주목된다.
지난해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주장했던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혁신위가 이 안건을 공개석상에 들고나온 것이어서 실질적인 분위기가 조성될지도 관심사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250만 권리당원이 있는 OECD에서 가장 큰 정당”이라며 “그에 맞는 당 조직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말과 함께 ‘당 조직 혁신 방안’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시도당과 중앙위원회 등은 당원에 뿌리를 둔 대의시스템으로 작동해야 한다면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은 권리당원 1인1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의 비율을 합해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온라인투표시스템을 개선해 지역위원회 권리당원 총회와 전국단위 선거구 당내경선에 활용해야 한다면서다.
아울러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규칙 혁신안도 내놓았는데, 김 위원장이 현역 의원 평가에서부터 새로운 검증의 잣대를 세워야 한다며 ‘공직 윤리’ 항목 신설 카드를 꺼낸 점도 흥미롭다. 공직자윤리법과 이해충돌방지법 그리고 부정청탁금지법 등이 정한 공직 윤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의원은 공천에서 과감히 배제해야 한다면서, 이 기준은 22대 국회에 들어갈 후보자들에게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정책 역량 강화 방안 영역을 언급하면서는 최고위원 두 명을 ‘정책 최고위원’으로 배정해 최고위 회의에서 정책 의제를 핵심 안건으로 다루도록 하고, 18개 정부 부처별로 ‘책임 국회의원’을 한 명씩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을 놓고도 학계와 시민사회 등과의 협업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민주연구원장 임기 보장으로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저출생과 초고령화, 기후 재난 등 대한민국 미래와 깊숙이 연관된 분야에서 대표성을 갖춘 인물들을 전체 의원 후보의 20%가 되도록 비례대표와 지역구 후보를 구성해야 한다는 말도 김 위원장은 덧붙였다.
혁신안의 하이라이트는 말미에 김 위원장이 꺼내든 ‘중진’ 의원 등을 향한 당부였다.
김 위원장은 “수차례 의원직을 역임하고 의회직과 당직을 두루 맡으면서 정치 발전에 헌신하신 분들 중, 이제는 후진을 위해 용퇴를 결단하실 분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여러 차례 의원을 역임하신 분들 중, 후진을 위해 길을 열어주실 만한 분들인데도 다시 출마를 준비하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안다”며 “이분들 역시 당의 미래를 위해 불출마 결단을 내려주시고 당을 위해 헌신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국민들은 정치의 새물결을 원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미래 대응 능력을 갖추고 후배 세대들이 정치의 새물결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희생과 양보의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여러분들이 뿌린 씨앗이 후일 큰 열매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내용의 혁신안 발표와 함께 자리에서 사퇴 의사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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