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헐크’가 돌아왔다…LIV서 뛰는 장타왕 디섐보 4년만 US오픈 우승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4-06-17 16:04:05 수정 : 2024-06-17 16:04:0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22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떠나 LIV 골프에 둥지를 튼 브라이슨 디섐보(31·미국)는 두가지 별명을 지녔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모든 아이언샷 샤프트의 길이가 같은 클럽을 써 ‘필드 위의 괴짜 과학자’로 불린다. 디섐보는 클럽의 샤프트 길이가 일정해야 일관된 샷을 할 수 있다는 이론을 펼쳤는데 PGA 투어에서 8승을 거둬 이런 이론을 입증했다.

브라이슨 디섐보. UPI연합뉴스

또 하나는 ‘헐크’. 2018∼2019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302.5야드로 34위에 머물렀던 디섐보는 체중을 불려 비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장타왕으로 거듭났다. 2019∼2020 시즌 그가 기록한 평균 비거리는 무려 322.1야드에 달한다. 이처럼 디섐보는 ‘물리학’과 ‘파워’를 결합해 2020년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LIV 골프로 이적한 뒤 2승을 거뒀지만 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선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던 디섐보가 4년만에 US오픈을 제패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디섐보는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 앤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US오픈(총상금 215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묶어 한타를 잃었지만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의 거센 추격을 한타차로 뿌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430만달러(약 59억7000만원). 디섐보는 LIV 골프로 이적한 뒤 동료 선수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이를 말끔하게 씻었다.

Bryson DeChambeau of the United States celebrates after winning the 124th U.S. Open golf championship at Pinehurst Resort & Country Club in Pinehurst, N.C. on Sunday, June 16, 2024. Photo by Veasey Conway/UPI/2024-06-17 10:10:18/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역시 압도적인 장타력이 돋보였다. 디섐보는 3라운드까지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337.8야드를 기록해 매킬로이 다음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퍼트를 마친디섐보는 2년 전 당뇨병 합병증으로 신장 이식 수술을 받고 투병하다 숨진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디섐보는 경기 뒤 “이 우승컵은 아버지를 위한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페인이 여기 있다”고 외치며 1999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우승한 선배 페인 스튜어트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디섐보는 “캠퍼스에 있던 스튜어트의 벽화를 보고 스튜어트가 다닌 미주리주립대학에 갔다”고 말할 정도로 스튜어트를 좋아한다. 스튜어트는 US오픈 뒤 그해 10월 비행기 사고로 42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스튜어트는 생전에 수많은 봉사 활동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PGA 투어는 사회 공헌을 많이 한 선수에게 ‘페인 스튜어트’ 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한다.

 

디섐보는 “라운드 전에는 반드시 골프공을 소금물에 담가 무게 중심이 완벽한 균형을 맞춘 볼을 골라낸다”며 ‘신기술’ 사용 사실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매킬로이에 세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디섐보는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매킬로이에 2타차로 뒤져 우승 트로피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15~16번홀 연속 보기를 쏟아냈고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도 보기를 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반면 디섐보는 18번 홀에서 벙커샷을 홀 1.2m에 붙인 뒤 파를 지켜 짜릿한 한타차 우승을 완성했다.

릴리아 부. AP연합뉴스

이날 미국 미시간주 벨몬트의 블라이더필즈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총상금 300만달러)에선 세계 2위 릴리아 부(27·미국)가 3차 연장 혈투 끝에 렉시 톰프슨(30·미국), 그레이스 김(24·호주)을 따돌리고 통산 5승을 거뒀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권은비 '반가운 손인사'
  • 권은비 '반가운 손인사'
  • 이주명 '완벽한 미모'
  • 수지 '우아한 매력'
  • 송혜교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