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한국을 방한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통해 양국 관계 진전 등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치적 한일 관계의 개선을 기대하지만 아픈 과거사에 대한 사과나 반성은 없었다.
한국에 사과와 반성의 뜻을 전한 일본 총리는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가 유일하다. 1993년 11월 호소카와 전 총리는 “한국인이 창씨개명과 위안부, 강제 징용 등의 여러 형태로 괴로움과 슬픔을 당한 것에 대해 가해자로서 마음으로 반성하고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는 선언적 의미의 사과가 아니라, 창씨개명과 위안부, 강제 징용 문제 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사과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의 방한과 관련,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둔 양자관계의 추가 진전 등에 대해 논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출발해 오후 1시30분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현재 윤 대통령과 회담중이다.
한일 양국 정상의 상호 왕래 '셔틀 외교'의 일환으로 6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기시다 총리는 오후에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저녁에는 만찬에 참석한다. 7일에는 일본 유학 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일 협력 전망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회담에서는 윤 대통령과의 신뢰 조성을 배경으로 한일관계의 개선 흐름이 이어져 온 것을 언급하며 자신의 퇴임 후 출범하는 다음 정권에서도 한국을 중시하는 일본의 외교 방침은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국교정상화 60년을 목표로 양국 관계를 되돌리지 않고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해 안보와 경제, 인적 교류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임을 확인할 전망이라고 NHK가 보도했다.
한편 일본 내부에서는 기시다 총리의 재임 중 마지막 방한을 놓고, 9월 말 퇴진하는 기시다 총리로서는 이번 한국 방문으로 한일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다음 총리에게도 이 노선을 계승하도록 길을 터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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