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와 KT의 2024 KBO리그 준플레이오프(PO, 5전3승제) 2차전이 열린 6일 서울 잠실구장. KT의 이강철 감독은 이날 라인업을 김민혁(좌익수)-로하스(우익수)-장성우(포수)-강백호(지명타자)-문상철(1루수)-김상수(2루수)-황재균(3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의 순으로 발표했다가 황재균과 배정대의 자리를 바꿔 배정대를 7번 타자, 황재균을 8번 타자로 배치했다.
황재균은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의 극심한 타격 부진을 보인데 이어 전날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게다가 걸그룹 티아라 출신의 지연과 이혼에 합의하고 이혼 조정 절차를 밟고 있음이 알려졌다.
경기 전 배정대와 황재균의 타순을 바꾼 이유에 대해 묻자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이 한 타석이라도 덜 들어가라는 배려”라고 웃으며 말한 뒤 “최근 타격 컨디션이 (배)정대가 훨씬 좋아서 둘의 타순을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타순 변화는 첫 타석부터 효과를 봤다. 2회 2사 뒤 이날 첫 타석에 들어선 배정대는 상대 선발 임찬규의 공을 잘 받아쳐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2루 도루를 시도했고, LG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이 겹치면서 3루까지 진루하는 데 성공했다. 2사 3루에서 이날 첫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은 0B-1S에서 임찬규의 2구째 시속 143km짜리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번 포스트시즌 4경기만에 나온 첫 안타이자 타점이었다.
KT는 지난 1일 펼쳐진 SSG와의 KBO리그 사상 최초의 5·6위 결정전에서 1-3으로 뒤진 8회 터진 멜 로하스 주니어의 역전 3점포에 힘입어 4-3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힘겹게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을 이어갔다.
사지에서 탈출한 이강철 감독과 KT의 기세는 더욱 무섭게 타오르는 중이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경기를 모두 영봉승을 거두며 사상 첫 정규리그 5위팀의 ‘업셋’을 달성해냈다.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이 4위 팀에 2승을 거두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올해의 KT가 처음이다.
두 번이나 지면 그대로 시즌이 종료되는 벼랑 끝 사지에서 살아나온 KT는 5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2 승리를 거두며 ‘기적의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5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이 감독의 신기에 가까운 용병술은 빛을 발했다. 이날 상대 선발이 좌완인 디트릭 엔스가 나오자 1루수 자리에 우타자 문상철을 기용했고, 문상철은 2회 선제 투런포로 기센을 제압했다. 그야말로 ‘강철 매직’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재의 KT. 그 질주의끝이 어디까지일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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