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소비 비중이 확대되면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온라인 소비 확대가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 총괄은 2011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소매판매액(면세점,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 제외) 대비 무점포소매판매액 비중, 취업자 수(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운수·창고업) 증감 등의 지표를 통해 온라인 소비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경우 고용에 미치는 단기적 파급효과를 추정했다.
분석결과 온라인 소비 비중 확대는 숙박·음식점업에 가장 큰 폭의 부정적 충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소비 비중이 1%포인트 늘어나면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 증가폭은 최대 2만7000명 축소됐고, 상당 기간 파급효과가 지속됐다. 도소매업도 온라인 소비 충격이 발생하는 해당 분기에 취업자 수 증가폭이 최대 2만7000명 축소됐는데 그 영향은 비교적 단기간에 그쳤다. 반면 운수·창고업에서는 취업자 수 증가폭이 1만7000명 확대돼 단기적으로 고용이 창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김 총괄은 “소비 형태가 온라인으로 전환됨에 따라 오프라인 구매활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고용이 감소했다”면서 “택배·물류 부문 일자리를 포함하는 운수·창고업에서는 고용 창출 효과가 있었지만 대면서비스업에서의 감소세를 소폭 완화하는데 그쳐 종사자들의 업종 간 이동이 원활하지 않음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전통적인 도소매업 종사자들의 온라인 판로를 확대하는 한편 전직 사양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재교육을 강화해 원활한 업종 전환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온라인 소비 비중 확대는 상품 물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소비 비중의 1%포인트 상승은 당해 연도 상품의 물가상승률을 0.07%포인트 정도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24년 온라인 소비 비중이 14%에서 27%로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소비 형태의 온라인 전환은 같은 기간 상품물가를 2.4%를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김 총괄은 “소비자물가 중 상품가중치(44.8%)를 적용하면 온라인 소비 확대는 2017~2024년 소비자물가를 약 1.1% 낮췄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온라인 소비 비중 증가가 상품물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코로나19 위기 직후 급격히 확대된 물가상승세가 안정되는 데 일부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상거래 기술 발전과 온라인 소비 확대로 인한 경쟁 촉진의 결과 발생하고 있는 물가안정 효과가 관련 산업의 독과점화로 저해되지 않도록 시장 여건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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