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숨진 아파트 화재' 경보기 끈 관리소 직원, 징역 2년

1심 징역 1년 6개월→2심 징역 2년
"중대한 인명피해·피해자 입장 등 고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22년 일가족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 화재 당시 화재경보기 작동을 멈춰놨던 아파트 관리사무소 일부 직원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늘어났다.

부산지법 형사1부(부장 성금석)는 29일 업무상과실 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아파트 관리사무소 근로자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소방시설법 위반죄의 법정 상한을 넘는 벌금 300만원은 벌금 100만원으로 낮췄다.

1심에서 금고 8개월에서 금고 1년을 선고받은 나머지 직원 3명과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관리업체에 대해서는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A씨의 원심을 파기하며 “피고인의 법정 태도, 업무상과실의 사정, 중대한 인명피해 결과와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피해자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피고인에 대해서는 “원심 형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A씨 등은 2022년 6월 27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일가족 3명이 숨졌을 때, 화재경보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에어컨 전기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했으나,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경보가 울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대피하지 못한 50대 남성 B씨와 50대 여성 C씨, 20대 딸 등 3명이 숨졌다.

A씨 등은 평소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주민 민원이 자주 발생한다며 화재경보기를 꺼놓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화재 당일 경보기를 켜놓았다면 피해자들이 화재 발생 사실을 조기에 인지하고 탈출해 일가족 3명이 생존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이들을 기소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아파트 관리 현장에서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전형적인 인재”라며 “화재경보기 작동 조치만 제대로 됐더라면 피해자들이 사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고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실형을 선고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