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로서는 처음 미국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은 3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발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사임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시간 동안 그(윤석열 대통령)는 사임할 것인지, 탄핵에 직면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그가 살아남는다면 매우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일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수천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독재자를 대신해 싸우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면서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야 할 어떤 일보다 훨씬 더 나간 계엄을 선포한 한국의 지도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저는 한국 이민자의 아들이다. 부모님은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에 태어났다”면서 “그로부터 7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렇게 쇠퇴하고 혼란스러워질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당장 내일 한국에서 해가 뜨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것은 매우 우려스럽고 저에게는 정말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 앞서 성명을 통해 “도전은 민주주의에서 항상 발생하지만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과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은 국민의 근본적인 통치 기반을 훼손하고 국민이 안보와 안정을 누릴 자격이 있는 시기에 대한민국의 취약성을 극적으로 높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월 총선거에서 첫 연방하원에 당선된 데이브 민 당선자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정치적 라이벌을 단속하고 반대 의견을 억누르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대한민국의 활기찬 민주주의에 위협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계엄령이 한국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뒤집혔고 윤 대통령이 물러섰다는 사실에 고무돼 있다”며 “이러한 유형의 반(反)민주주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친한파인 하원 외교위원회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도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령 선포에 종지부를 찍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190대 0으로 가결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시도는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오랜 한·미동맹, 특히 공동의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 국방 파트너십에 대한 위협이기도 하다”면서 “윤 대통령의 끔찍한 결정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국방 요소인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아미 베라 미국 하원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은 엑스를 통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한국의 지도자들은 민주적 제도를 존중하고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계인 영 김 하원의원은 “자유와 민주주의에 기반한 한미 동맹은 철통 같다”며 “한국 국민의 민주적 헌신을 깊이 신뢰하며, 이 상황을 견디고 극복하리라고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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