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계엄 선포 건의가 가능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계엄 선포와 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두 차례의 국무회의에 모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계엄 선포를 대통령에 건의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대변인실은 4일 “이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고, 해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며 “(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 건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계엄법상 국방부 장관 또는 행안부 장관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등의 상황일 때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의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 이를 이 장관은 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과 충암고 동문으로,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계엄이 선포된 3일 오후 2시30분부터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국민통합 김장 행사에 참석하고 오후 4시25분부터 울산시청 본관에서 중앙·지방정책협의회를 주재했다. 이 장관은 이 회의에 끝까지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회의 도중인 5시쯤 갑자기 퇴장해 서울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이날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당초 이 장관은 이날 경기 이천시를 찾아 대설 피해 지역을 현장 점검하고, 이어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있는 ‘선감학원 사건’ 현장을 찾아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할 예정이었으나 전부 취소했다.
선감학원 사건은 1942~1982년까지 선감동의 한 수용소에서 ‘부랑인 청소’ 등의 명분으로 10대 안팎의 아동 청소년들을 강제 입소시켜 강제 노역, 폭행 등을 일삼은 사건이다. 국가 차원의 첫 사과로 관심을 모았지만 이번 사태로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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