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괴물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는 지난 시즌 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으며 트로피 수집을 정조준했다. 리그만 11연속 우승을 비롯해 각종 대회를 휩쓸던 바이에른 뮌헨이었기에 김민재에게 장밋빛 미래가 그려졌지만, 결과는 12년 만의 ‘무관’이었다.
올 시즌 절치부심한 김민재와 바이에른 뮌헨이 또다시 트로피 하나를 놓쳤다. 바이에른 뮌헨은 4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DFB-포칼(독일축구협회컵) 16강전에서 레버쿠젠에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시즌 2라운드 탈락에 이어 올 시즌 컵 대회에서도 일찌감치 짐을 쌌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을 달성하며 바이에른 뮌헨의 연속 우승 기록을 깬 ‘강호’ 레버쿠젠에게 또 발목이 잡혔다. 최근 공식전 8경기 무패(7승 1무)를 달린 바이에른 뮌헨은 무패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바이에른 뮌헨이 패배한 건 지난 10월24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바르셀로나 원정 이후 처음이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베테랑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치명적 실수 탓에 수세에 몰렸다. 경기 시작 17분 만에 노이어는 수비 뒷공간을 침투한 레버쿠젠의 제레미 프림퐁을 저지하려다가 페널티박스 밖에서 충돌해 넘어뜨렸다. 심판은 곧장 노이어의 퇴장을 명해 바이에른 뮌헨은 경기 초반부터 수적 열세에 처하게 됐다.
올 시즌 개막 후 19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춰 전반을 무실점으로 지켰다. 하지만 후반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후반 24분 레버쿠젠의 알레한드로 그리말도의 크로스를 네이션 텔러가 헤더로 연결해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반격이 필요한 바이에른 뮌헨의 뱅상 콩파니 감독은 후반 39분 김민재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공격수 마티스 텔을 투입했다. 경기 종료까지 바이에른 뮌헨은 총력전을 펼쳤으나, 동점골을 완성하진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날 슈팅 수에서 14-11, 공 점유율도 59%-41%로 오히려 높았지만, ‘특급 공격수’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서 무딘 공격력 때문에 무릎을 꿇었다. 김민재는 이날 93%의 높은 패스 성공률과 걷어내기 2회, 공중볼 경합 3회 등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전반 추가시간 공격에 가담한 뒤 날카로운 헤더를 시도했으나, 공이 골대 위로 한 끗 차로 빗나가 아쉬워하기도 했다.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경기 후 김민재에게 평점 6.9점을 부여했다. 퇴장당한 노이어는 평점 3.3점에 그쳤다. 패배의 원흉으로 꼽힌 노이어는 경기 뒤 “내 퇴장이 게임의 행방을 결정지었다. 미안하고 팀원들에게 직접 사과했다”며 “실수였고,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바이에른 뮌헨이 DFB-포칼에서 탈락해 트로피 하나를 놓친 가운데, 김민재가 노릴 수 있는 우승은 리그와 UCL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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