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힘든 일 있는데 깨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
“사실 뮤지컬을 18년 했는데 1년 남짓(활동)한 트로트로 상을 받게 됐네요.(웃음)”
뮤지컬 배우 겸 트로트 가수 에녹(44·본명 정용훈)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EMK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기도, 뮤지컬도, 성인가요도 놓치고 싶지 않다”며 “이런 것들이 어떻게 하나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흐르는 대로 열심히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들이 제 안에서 다 정립되면 언젠가는 하나가 되지 않을까”라며 “‘이게 에녹의 음악, 연기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에녹은 2007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한 후 ‘레베카’, ‘사의 찬미’, ‘팬텀’ 등 다양한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2022년 MBN ‘불타는 트롯맨’ 출연 이후 트로트 가수로도 이름을 알렸다. 최근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에서 성인가요 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처음 노래 경연 TV프로그램인 ‘불타는 트롯맨’에 도전하게 된 이유로 “부모님 때문이었다”고 했다. “부모님께서 ‘우리 아들도 저런 음악을 하면 좋을 텐데’라는 얘기를 굉장히 오래전부터 하셨어요. 제가 좀 나이를 먹고 나니 ‘부모님을 위해서 그거 한번 못 해 드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에녹은 “부모님이 굉장히 좋아하셨다”며 “보통 아이가 태어나서 세 살까지 효도를 다 한다고 하는데 아버지는 제가 경연에 나온 게 가장 큰 효도였다고 농담삼아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마타하리’에서 아르망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에서 이중간첩 혐의로 처형된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아르망은 마타하리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프랑스군 소속 공군 조종사이다. 화려한 삶에 감춰진 마타하리의 이면을 감싸고 사랑해 주는 인물이다.
에녹은 “트로트를 하면서 뮤지컬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을 풀어내고 있다”며 “어찌 보면 좀 더 대중적으로 활동하는데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음악적인 측면도 있지만 평소 언행과 관련한 부분도 그렇다. 흔들리지 않고 조심하면서 해야 할 몫을 다 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금 나라에 힘든 일들이 있잖아요. 제가 감히 거기까지 얘기를 꺼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깨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계엄 선포 이후 관련)뉴스를 계속 챙겨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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