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코스피가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2500선 회복을 목전에 뒀다. 여당 의원 사이에서 탄핵 찬성 소식이 하나둘 전해지자 다음주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관과 달리 개인과 외국인은 여전히 매도세가 강한 상황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0.50% 상승한 2494.46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연저점(2360.58)을 찍은 지난 9일 이후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나흘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1.52% 상승한 693.73으로 올라 700선 회복 직전이다.
나흘 간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기관이었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개인과 외국인은 매도세를 이어갔지만 기관이 홀로 932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종목별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2.92%)와 셀트리온(+4.60%) 등 바이오 종목이 배당 기대감 등에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5만6100원으로 마감해 지난달 27일 종가(5만6300원) 이후 약 2주 만에 5만6000선을 회복했다.
증권가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통과되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증시도 안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에도 탄핵안 국회 가결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 등을 기점으로 반등이 시작된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계엄령 사태가 정점에 달하며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했으나 탄핵국면으로 진입과 계엄사태 수습과정이 가속화되며 안정화 국면으로 전환됐다”며 “정권 교체 기대가 반등 모멘텀을 강화시켰던 과거 사례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143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증시 회복의 걸림돌이다. 2016년 당시에는 글로벌 호황기를 이어갈 때였지만 내년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과 맞물려 국내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트럼프의 귀환으로 인한 무역분쟁은 상반기 원화 평가절하를 유도할 것”이라며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무역분쟁 당시 원화 평가절하율(약 2년간 –8.2%)로 계산하면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50원 남짓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에는 한국 경제의 점진적 회복,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단기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 등 영향으로 원화 강세 요인이 늘어나며 1300원대로 진입할 전망”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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