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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식민지 경험이 경제발전 도왔다?

입력 : 2005-10-13 13:07:00 수정 : 2005-10-13 13: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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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경제연구소, ''…한국경제발전사''서 식민지근대화론 재점화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의 본산인 낙성대경제연구소에서 조선후기부터 현재까지의 한국 경제를 분석한 책을 내놨다. 낙성대경제연구소는 한국 역사학계의 주류인 자본주의 맹아론을 비판하며 실증적 연구를 통해 ‘식민지 경험이 경제발전을 도왔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설파해 왔다. 자본주의 맹아론은 ‘조선 후기에 자체적으로 자본주의 싹이 트고 있었다’는 말로 요약되는 학설이다.
‘새로운 한국경제발전사’(나남출판)는 주류 경제사에 대한 낙성대경제연구소의 비판 성과를 집약해 놓았다. 그동안 낙성대경제연구소의 식민지 근대화론 연구 성과는 화려하다.
서울대의 안병직 명예교수(경제사)는 1970년대 일본학자들이 한국, 대만의 고도성장의 원인으로 ‘식민지의 경험’에 주목한 경제사방법론을 80년대 말 국내에 소개했고, 1987년에는 낙성대연구실(현 낙성대경제연구소)을 설립했다.
이후 ‘근대조선공업화의 연구’(일조각, 1993), ‘조선토지조사사업의 연구’(민음사, 1997)를 펴내며 학계를 논쟁의 장으로 몰고 갔다. 이 연구소는 ‘식민사관의 재현’이라는 거친 비판에도 매번 봉착했으나 통계자료의 실증적 분석을 무기로 삼고 ‘탈민족주의’ 담론의 지원을 받으며 논쟁을 이어갔다.
1987년 안병직 교수와 함께 낙성대경제연구소의 창립을 주도한 이대근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발간사에서 “한국 사회는 과거 남의 식민지 지배를 받은 탓인지 모르겠으나 언제부터인가 자기 역사를 쓸데없이 미화하거나 국민으로 하여금 허황된 자부심을 갖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경향은 “정치, 경제, 예술, 학문활동에서 자기방어를 위한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일 뿐이라며 “자기 역사의 객관적 사실에는 눈을 멀게 하고, 자기도취적인 역사관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오로지 ‘민족이란 창’을 통해서만 역사를 바라본다는 지적이다.
낙성대경제연구소는 박정희 시대 이후의 경제성장에 대한 학계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도 적극 반론을 펴고 있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이 거둔 세계사적으로도 그 유례가 없는 경제발전은 당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다른 제3세계 국가의 경제 상황과 비교해 보면 무조건적 비판은 부적절하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경제에 대해서까지 무모하게 자행되는 이데올로기적 왜곡과 편향에 대해 바로잡아야겠다”는 취지에서 책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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