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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주군' 충성심 대단… 끊임없는 공직 집착에 '나락'으로

입력 : 2017-11-17 19:27:19 수정 : 2017-11-17 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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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前 국정원장의 몰락 / 외무고시 합격… 업무스타일 꼼꼼 / YS정부 때 안기부 2차장 변신 / 공직 떠난 후 이회창 정치 특보로 / 朴정부서 靑비서실장 맡아 ‘실세’ / 나이 일흔에 뒤늦게 교도소 생활 ‘완벽주의자’인 이병기(사진) 전 국정원장이 17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 전 원장의 업무스타일은 빈틈없고 ‘주군’을 충심으로 모신다. 외무고시를 합격한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노태우정부에서 대통령 의전비서관과 의전수석비서관을 역임한 그는 김영삼정부에서는 국정원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장 제2특보와 제2차장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1997년 정권 교체로 공직을 떠난 그는 야당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안보·정치특보를 하며 이 총재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전 원장은 2002년 대선정국에서 자민련 이인제 의원 측에게 한나라당에 유리한 활동을 해달라며 5억원을 전달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윗사람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의 성격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에 이 전 원장은 여의도연구원 전신인 여의도연구소 상임고문으로 있으며 박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조언을 하는 등 핵심 측근 역할을 했다.

2005년 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때 여의도 연구소장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부소장은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 상임고문은 이 전 원장이었다.

공교롭게도 박 전 대통령, 김 전 실장에 이어 이 전 원장까지 영어의 신세가 됐다.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 의원도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다.

이 전 원장은 박근혜정부에서 초대 주일대사, 국정원장, 비서실장을 차례로 맡는 등 가장 잘나갔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이 전 원장이 국정원장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되자, 주변에서는 권위주의 시절에 있을 법한 인사를 단행한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통령 비서실장 취임 후에는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 전 비서관 3인방에 휘둘린다는 등 전임자인 김기춘 전 실장에 비해 비서실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소문이 나돌곤 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메모에 금품을 받은 것으로 지목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비서실장 퇴임 후에는 여의도 지인의 사무실에서 조용히 보내며 소일했으나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으로 나이 일흔에 뒤늦게 감옥 생활을 하게 됐다.

주일대사, 국정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재직 때 언론인의 전화를 받으며 소통을 하는 등 나름대로 ‘주변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나 공직 진출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이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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