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은 2011년 3월 민주주의와 자유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시민들을 정부군이 과잉진압하면서 촉발됐다.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충돌에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은 물론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같은 주변세력들까지 개입하면서 내전은 악화일로다.
공습으로 폐허가 된 도시 시리아 다마스쿠스 동(東)구타에서 정부군의 공습으로 무너져내린 건물 잔해에서 시민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는 모습이 21일(현지시간) 현지 반정부 시민단체 구타미디어센터(GMC)에 의해 공개됐다. 구타=AP연합뉴스 |
결의안 초안에는 결의안 채택 72시간 이후 휴전에 들어가고, 휴전 후 48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구호품과 의료품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민간인 사상(死傷)이 많이 발생한 시리아 동(東)구타 지역을 포함해 야르무크, 푸아, 케프라야 등에서 모든 포위망을 거두고 주민 생존에 필수적인 식료품, 의료품을 전달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동구타 주민들이 처한 상황을 “지구상의 지옥”이라 표현하며 “동구타에서 모든 전쟁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8년째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 중인 러시아는 결의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휴전은 길고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며 결의안 채택에 난색을 표했다.
국제사회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시리아에서는 무차별 포격이 멈추지 않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지난 18일부터 계속된 포격으로 누적 사망자가 335명, 부상자는 1745명에 이른다고 22일 밝혔다. 의료시설이 마비돼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주의 단체인 시리안아메리칸의학회(SAMS)는 지난 19일 이후 20개 의료시설이 공격에 노출돼 4개 병원이 문을 닫고, 일부 병원에는 폭탄이 투하돼 의료진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임시로 꾸려진 장례식장에도 로켓탄이 떨어져 조문객 11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당시 조문객들은 포격으로 사망한 아이 등 희생자 7명을 애도하고 있었다. 폭격으로 세 아이를 잃은 아부 압델라만은 “무덤을 만들어 시신을 묻고 애도할 시간조차 없다”며 “모두 재빨리 기도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시리아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소년 종군기자’도 등장했다. 시리아 동구타에 거주하는 15세 소년 무함마드 나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장의 모습을 전하며 “우리는 당신들의 침묵 속에 살해되고 있다”며 “바샤르 알아사드(시리아 대통령), 푸틴(러시아 대통령),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를 읊조렸다. 수년째 시리아에 대한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반대하는 국가의 지도자들을 비판한 것이다. 나젬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여러분이 우리의 피 묻은 사진을 지겨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여러분께 계속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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