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레 춘향’은 한국적 소재인 춘향전을 발레로 만든 UBC의 두번째 창작 발레로 2007년 초연했다. 이후 창단 30주년을 맞은 2014년 안무, 음악, 무대, 의상을 대대적으로 재단장했고, 이후에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올해 6월 다시 선보였다. 문 단장은 ‘춘향’을 소재로 택한 데 대해 “태고부터 모든 예술이 사랑을 모티브로 다뤘고, 대다수 발레 작품들도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며 “‘발레 춘향’도 남녀의 절개와 지조, 변치 않은 사랑을 다뤘기에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듯 하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2015년 중동 오만의 로열오페라하우스 무스카트에 초청받아 현지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앞서 2014년에는 창작발레 ‘심청’이 콜롬비아에 초청받아 공연됐다. UBC 측은 “당시 무대 조명이 꺼진 뒤에도 한참 동안 기립박수가 이어졌다”며 “이후 주최 측의 러브콜을 수차례 받았고 이번에 4년 만에 ‘발레 춘향’으로 다시 찾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수석무용수 강미선·홍향기가 춘향, 수석무용수 이현준·이동탁이 몽룡, 수석무용수 강민우와 드미 솔리스트 달라르 자파로프가 변학도를 맡는다.
UBC가 공연하는 훌리오 마리오 산토도밍고 마요르 극장은 최신 음향 시설과 조명 장비 등을 보유하고 1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트센터다. 극장장인 라미로 오소리오 폰세카는 콜롬비아 초대 문화부 장관, 멕시코 주재 콜롬비아 대사, 콜롬비아 이베로아메리카 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한 문화예술 전문가이다. 폰세카 극장장은 지난 5월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에 참여차 내한한 바 있으며, 발레 ‘심청’에 이어 이번 ‘발레 춘향’을 초청한 장본인이다. 콜롬비아에서는 계층에 따라 향유하는 문화가 뚜렷이 갈린다. 교육 수준과 경제력이 높은 계층에서는 순수예술을 중심으로 한 공연문화를 주로 즐긴다. 공동주최하는 아시아-이베로아메리카 문화재단(이사장 양삼일)은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문화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1997년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2012년부터 세종학당을 설치해 한국어와 한국의 문화예술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투어 기간 동안 문훈숙 단장은 ‘2018 한국-콜롬비아-멕시코 문화포럼’에서 발제자로 참석해 ‘문화 예술을 통한 국가브랜드 전략’을 주제로 연단에 설 예정이다. 이번 문화포럼에는 라미로 오소리오 폰세카 극장장, 양삼일 아시아-이베로아메리카문화재단 이사장, 콜롬비아 문화장관,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 주 콜롬비아 멕시코 대사 등 문화계 및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또한 보고타시 세종학당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훈숙의 발레이야기’도 진행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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