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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출신 대기업 연구원의 '억'소리나는 중고나라 신종사기 수법

입력 : 2019-01-27 17:17:09 수정 : 2019-01-27 16: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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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명문대 출신 대기업 연구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온라인 상에서 억대 사기행각을 벌인 뒤 미국으로 도주했다.

26일 주간경향에 따르면 인터넷 중고제품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서 최근 억대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30여명, 피해액은 4억여원에 이른다.

A(31)씨는 지난해 각종 냉장고와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고가의 가전제품을 '직원 할인가'보다 더 싼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중고나라에 올렸다.

소비자 B씨 등은 A씨가 '명문대 공대를 나온 대기업 선임연구원'이고, 그가 올린 제품들이 중고가 아니라 아직 출고도 되지 않은 새 제품들이란 설명에 혹해 구매를 결정했다고 했다. 결혼을 앞두고 혼수를 장만 중이던 B씨는 A씨에게 1500만원이란 거금을 송금했다. 하지만 돈만 보냈을 뿐 제품은 하나도 받지 못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A씨는 실제 가전제품을 만드는 대기업 소속 연구원이었다. 피해자 중에는 현직 경찰관도 있었다. A씨는 거래가 성사되기 전 사원증을 목에 건 자신의 얼굴 사진을 전송해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심지어 재직증면서 원본과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증, 명함까지 사진 찍어 전송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초기에는 A씨로부터 물건을 받았다는 사람도 일부 있었다. A씨는 자신이 다니는 C전자 직영대리점에 전화를 걸어 자신을 선임연구원이라고 소개한 뒤 "제품을 먼저 보내주면 나중에 대금을 지불하겠다"고 속여 물품을 배송시켰다. 그러나 이 대리점 역시 물건 대금을 받지 못한 채 2700만원의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공장에서 출고가 늦어지고 있다"며 차일피일 미루는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계속했다. 결국 물건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모여 지난해 8월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직원 관리 허술' 등의 이유로 C전자에게 피해를 보상해달라는 요구도 함께였다.

그러나 A씨는 작년 11월20일 해고돼 퇴사한 뒤 곧바로 미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신고 사실을 안 C전자는 A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의 도박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C전자는 "당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절차를 밟았으므로 어떤 책임도 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A씨가 미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최장기간이 3개월이기 때문에 곧 움직일 거란 판단이다. 인터폴 적색수배는 통상 피해액이 5억원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사기건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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