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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 변하고 깨지고 멍들고…'눈속임' 선물세트 극성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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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29 11:20:45 수정 : 2019-01-29 10: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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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주희(42)씨는 최근 집으로 배송온 설 선물세트를 보고 크게 놀랐다. 유명 백화점에서 보낸 한우 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갈변 현상과 기름덩어리 일색이었던 것이다.

김씨는 “갈변 부위와 기름덩어리를 도려내고 나니 먹을게 별로 없다”며 “한우를 보낸 지인이 먹을 수 없는 고기를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29일 설을 앞두고 유명 백화점에서 배송된 한우의 육질이 먹을 수 없을 정도로 검게 변해 있다.
설을 앞두고 백화점 선물세트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품질이 크게 훼손된 정육과 과일 등이 무분별하게 배송되기 때문이다.

29일 소비자 등에 따르면 선물세트가 대량으로 판매되는 명절이면 ‘눈속임’ 선물세트가 극성을 부린다. 선홍색을 띠어야 할 고기는 검게 변하고 과일은 깨지고, 멍들어 있기 일쑤다. 굴비, 전복 등 고급 수산물은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모두 제각각이다.

A백화점 정육코너 관계자는 “(백화점) 진열상품은 최상급이다. 이런 최상급을 똑같이 대량으로 보낼 수는 없다”며 “눈으로 봐서 고기 색깔에 변화가 있거나 서로 다른 부위가 섞여 있으면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명절때만 되면 ‘눈속임’ 선물세트가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백화점의 유통구조가 문제다.

소비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선물세트를 구입하지만, 실제 판매자는 입점업체다. 백화점은 제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영업방식이다.

B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선물세트 구성과 배송은 입점업체가 책임지고 일괄적으로 진행한다”며 “선물세트는 입점업체의 외부 시설에서 별도 제작돼 전국으로 배송된다”고 말했다.

품질의 균일성과 신선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구조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예를들면, 한우세트를 구성하면서 상단에는 좋은 부위를, 하단에는 품질이 떨어지는 부위를 섞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전직 백화점 관계자는 “솔직히 백화점에서는 어떤 상품이 배송되는지 알 수 없다”며 “입점업체가 맘만 먹으면 상품을 구성하면서 A급과 B급을 섞어도 모른다”고 귀띔했다.

한편 설 명절을 앞두고 택배 등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소비자 상담 건수는 2016년 2만1193건에서 2017년 2만3756건, 2018년 2만4736건으로 증가했고 피해구제 접수 건수 역시 2016년 1676건에서 2017년 1748건, 지난해에는 1954건으로 2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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