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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불완전함 오가는… 인간의 고뇌, 그리고 성장

입력 : 2019-06-19 01:00:00 수정 : 2019-06-18 20: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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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불완전하게 완전한’ / 막오른 대한민국 발레축제 일환으로 / 재독안무가 허용순 세계 초연 올려 / 세가지 관계 상징하는 군무로 구성 / “고국에서 韓 발레단과 협업 뜻깊어” / 유니버설발레단 ‘마이너스7’도 선봬
29, 30일 예술의전당에서 세계 초연되는 안무가 허용순의 ‘불완전하게 완전한(Imperfectly Perfect)’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선보이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무용을 좋아한다면 놓쳐선 안 될 무대가 열린다. 유니버설발레단과 재독 안무가 허용순이 세계 초연하는 ‘불완전하게 완전한(Imperfectly Perfect)’이 주인공이다.

독일 뒤셀도르프 발레학교 교수인 허용순은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등과 함께 유럽 발레 유학 1세대로 꼽힌다. 스위스 취리히, 바젤발레단을 거쳐 뒤셀도르프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로 활약하다 2001년 ‘그녀는 노래한다’란 작품으로 안무가로 공식 데뷔했다.

제9회 대한민국발레축제 폐막작인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과 유니버설발레단의 ‘마이너스 7(MINUS 7)’ 중 체어댄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이후 세계적 발레 컴퍼니와 함께 작업하며 무용수의 신체적 특징을 극적으로 살려내는 세련된 안무를 만드는 것으로 정평 나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모던 발레 레퍼토리를 꾸준히 소개해온 유니버설발레단과는 이미 ‘천사의 숨결’, ‘디스 이즈 유어 라이프(This is your life)’를 함께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이번 작품은 “완전과 불완전을 오가며 고뇌하는 인간의 성장을 그린 작품”이라는 게 유니버설발레단 설명이다.

허용순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주로 외국 컴퍼니와 작업해왔기에 고국에서 한국 발레단과 협업한 작품을, 그것도 초연으로 선보이니 더 뜻깊은 무대”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은 “그동안 작업을 통해 고민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질문을 던지게 될 현실적 ‘삶의 자화상’ 시리즈 중 하나”로서 이전 작품에서도 다뤘던 인간관계의 상대성에 대해 보다 밀도 있고 세밀한 고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대는 ‘나와 타자’, ‘타자와 타자’, ‘나와 나 자신’이란 세 가지 관계를 상징하는 군무로 시작한다. 이어 불완전을 상징하는 남자의 독무, 커플의 세레나데, 커플 여성의 시선 이동과 홀로 남겨진 남자의 독무 등으로 전개된다. 세 사람을 포함하여 차례로 등장하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피상적인 완전성 내면에 존재하는 주관적 불완전성을 나타낸다.

관계 속에서 주체이자 객체가 되어 춤추던 무용수들이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가 인연의 순환, 그리고 인과의 역설을 보여주며 작품은 완벽해진다.

이번 무대에선 독일에서 활동 중인 무용수 원진영과 사울 베가 멘도자, 마리오엔리코 디 안젤로가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강미선,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등과 합을 맞춘다. 이를 위해 허용순은 지난 4월부터 우리나라와 독일을 오가며 안무와 연출, 무대 및 의상 제작, 연습에 이르는 작품의 전 과정을 지휘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이번 공연은 18일 시작되는 제9회 대한민국발레축제의 일환이다. 국호를 갖다 붙인 축제인데도 뚜렷한 주제 없이 온통 갈라·하이라이트투성이인 이번 축제에 선보이는 유일한 초연으로서 갖는 의미가 크다.

아울러 유니버설발레단은 축제 폐막작으로 이스라엘 바체바 무용단 출신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마이너스 7(MINUS 7)’을 선보인다. 동작의 외적인 아름다움보다 인간 자체에서 폭발하는 에너지에 집중해 온 오하드 나하린이 한국 팬들을 위해 자신의 대표작 ‘아나파자’, ‘마불’, ‘자차차’의 주요 장면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무대와 객석이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춤 보러 왔다가 춤추고 간다”는 평을 얻은 작품이다.

공연을 즐기려면 ‘불완전하게 완전한’이 끝난 후 휴식시간부터 객석을 지키는 게 좋다.

검은 수트를 차려입은 남자의 우스꽝스러운 독무가 10분 정도 이어지다 자연스럽게 군무로 전환하면서 첫째 작품 아나파자가 시작된다. 특히 25명의 무용수가 의자에 앉아 역동적인 동작을 반복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어지는 마불은 남녀 무용수 2인무로 선보이며 자차차는 관객과 함께 만드는 즉흥 공연으로서 이번 축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29, 3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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