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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발길 닿는 곳곳 '힐링'…자연과 사람을 묶은 순천만국가정원

입력 : 2019-07-07 06:00:00 수정 : 2019-07-05 18: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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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치를 알지 못해 방치됐던 이곳이… / 순천만국가정원이 태어나기까지

대한민국 제1호 순천만국가정원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생태 힐링 관광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방문객들은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92만6992㎡의 드넓은 정원(庭園)에서 새로운 기운을 듬뿍 받아 집으로 돌아간다.

드론으로 내려다본 순천만 갈대밭. 만곡을 그리는 동천 하류 주변으로 거대한 갈대밭이 푸른 카펫처럼 장황하다.
순천만 흑두루미. 매년 1000마리 이상의 두루미가 순천만 습지에서 월동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순천만국가정원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그 시발점은 순천만이다. 순천만은 세계5대 연안습지로 2003년 습지보호지역 지정, 2006년 람사르협약 등록, 2008년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41호 지정 등을 거쳤다. 이곳에는 광활한 갈대 군락과 농게, 칠게, 망둥어, 짱뚱어 등 수많은 갯벌 생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간다. 망둥어와 짱뚱어는 갯벌의 환경지표로 보존가치가 높다. 천연기념물 제228호인 흑두루미가 해마다 1000마리 이상 찾아오는 세계적인 두루미 월동지이기도 하다.

순천만의 오늘이 있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1960년대 말 큰 홍수로 피땀 흘려 가꾼 너른 들녘이 하루아침에 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1993년 시작된 골재 채취를 겸한 하도정비사업은 생태보전 등 여러 가지 문제점에 부딪혀 사업 차제가 허가 취소됐다. 그러던 중 순천만 일대를 조사한 결과 예기치 않게 천연기념물과 국제적 희귀 조류가 발견되면서 순천만이 생태계의 보고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주민과 시민단체, 순천시가 함께 순천만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관심을 쏟으면서 자연생태공원으로 보전하기에 이르렀다.

순천만은 2002년 10만명이었던 관람객이 점차 늘면서 연간 200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로 인한 자동차 매연과 소음, 쓰레기 등 순천만의 미래를 걱정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순천시는 시민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았다. 시는 절대 보전공간인 순천만을 지키기 위해 순천만의 입구를 순천만에서 5.2㎞ 떨어진 전이공간이자 박람회장이었던 공간으로 옮겨 순천만국제습지센터를 건립했다. 순천만습지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도심 공간의 팽창을 방지하기 위한 ‘에코벨트’도 만들었다.

이런 노력으로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당시 박람회는 440만명이 다녀가고 대한민국에서 없었던 ‘정원’이라는 개념을 법률적으로 정립하는 계기를 만들어 순천만정원이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드론으로 바라본 순천만 국가정원의 호수공원. 호수공원은 세계적인 정원디자이너 찰스 젱스가 순천에 머무르면서 순천의 지형과 물의 흐름을 살린 디자인이다.
네덜란드 정원은 네덜란드의 상징인 풍차 조형물이 설치되어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4년 순천만정원을 개장한 순천시는 국민에게 생활 속 정원문화 확산과 새로운 정원산업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려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정원이 필요하다고 정부와 정치권에 강하게 요구했다. 그해 2월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고 12월29일 순천만정원을 모태로 한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마침내 국가정원의 법적인 근거를 갖게 됐다. 2015년 1월20일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공포됐다. 이어 7월21일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되고, 9월5일 순천만정원이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에 지정됐다.

허석 순천시장은 “순천만국가정원은 대한민국에 새로운 정원문화를 뿌리내렸을 뿐 아니라 미래 신성장 블루오션인 정원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한승하 기자, 사진=이재문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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