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무림 고수들이 한데 모여 자웅을 겨루는 2019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30일 개막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총 20개나 되는 다양한 종목이 펼쳐진다. 이 중에는 익숙한 태권도, 유도, 씨름도 있지만 이름부터 낯선 사바테, 펜칵실랏 등도 있다. 그러나 이런 종목들도 알고 보면 수천 년에 달하는 역사를 자랑하며 종주국에서는 국기(國技)로 채택할 만큼 중요한 문화자산이기도 하다. 무예라고 해서 무조건 유구한 역사를 거쳐 발전했으리라 단정하면 안 된다. 학술연구와 다양한 종목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 기반해 현대에 태어난 무술도 있다. 심오하면서도 다양하고, 격렬하면서도 진중한 대표적 무예를 소개한다.

◆삼보=러시아의 격투기다. 맨손으로 승부를 가리는 호신술이자 종합 격투술로, 실전에 가장 적합한 종목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32년 소련에서 삼보 개인선수권대회가 개최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메치기·굳히기·누르기·꺾기 등의 기술로 승부를 겨루며, 꺾기에서는 팔꿈치·허리·무릎 등 관절과 정강이의 압박에 의한 고통 주기 등이 허용된다.
◆사바테=프랑스 무예인 사바테는 권투와 비슷하나 발까지 사용하는 격렬한 무예다. 강도의 습격에 싸우기 위해 19세기부터 발전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신발’이라는 뜻처럼 신발 착용을 의무로 하는 사바테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 신발을 최대한 활용해 상대에게 킥을 한다.

◆벨트레슬링=카자흐스탄의 오랜 무예로, 엎드려서 시작해 상대의 등이 바닥에 닿도록 먼저 뒤집는 선수가 이기는 경기다. 상대의 벨트를 두 손으로 잡고 던지는 것뿐 아니라 발을 거는 등 다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허용한다. 우리말로는 ‘띠씨름’이라고 불린다. 기원전 2800~2600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사람이 맨몸으로 상대를 잡아 쓰러뜨린다는 기본규칙이 레슬링과 유사하지만 몸에 걸친 샅바나 벨트 등을 잡고 경기를 하는 점이 다르다.

◆쿠라시=우즈베키스탄의 국기로, 유래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투기 종목의 일환으로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호신용 무술로도 제격이다. 기본적으로 두 명의 선수가 선 채로 맞붙으며 바닥 기술이 아예 없다. 상대를 내던져 쓰러뜨리는 쪽이 승리하고 한 쪽이 넘어지면 경기는 바로 종료된다. 경기를 시작할 때는 종목 이름과 같이 ‘쿠라시’라 외치고 경기를 멈출 때는 ‘톡딱’이라 말한다.
◆펜칵실랏=말레이 민족(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필리핀)이 하던 무술로, 종주국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어로 “예술적으로 방어한다”는 말처럼, 다른 부족으로부터 자기 자신과 부족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발전했다. 방어기술이 뛰어난 펜칵실랏은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와 경호원들이 호신술로 수련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대중적으로는 영화 ‘아저씨’와 ‘옹박’ ‘테이큰’ 등에 소개돼 주목받기도 했다. 대련인 ‘탄딩’과 예술적으로 동작을 선보이는 ‘세니’ 등으로 세부 분야가 나뉜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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