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간다" 생활고 토로 유서 발견…서울 성북동서 네 모녀 참변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성북구 성북동 소재 한 다세대 주택의 현관문에 3일 오전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70대 어머니와 40대 딸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생활고 등이 적힌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보아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에 있다. 

3일 성북경찰서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2시쯤 성북동의 한 다세대 주택의 한 방에 함께 숨져있는 70대 어머니와 40대 딸 등 4명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도 관리·보수업체 직원이 보수 차 이 집에 들렸으나 응답이 없고 이상한 냄새가 나서 신고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일가족은 같은 방에서 숨져 있었다.

사망한지 상당 기간이 지나 주검의 부패 상태는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장에서 A4 용지 두 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아울러 빚 문제 등으로 힘들어했다는 주변의 진술을 토대로 타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발견된 유서에는 “하늘나라에 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가족의)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났으나 언제 숨졌는지 알 수 없다”며 “딸들의 혼인이나 직업 여부도 현재까진 파악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옆집에 살던 오모씨는 뉴스1에 “경찰이 문을 연 직후부터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며 “건물 내 온 가구에 냄새가 퍼져 잠도 제대로 못잤다”고 했다.

오씨는 자신의 부인 말을 대신 전하면서 “아기 울음 소리나 남성 목소리도 들은 적 있는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평소 40대 여성들의 안색이 의기소침하고 얼굴도 그리 밝지는 않았다”고 했다.

뉴스1에 따르면  인근 7곳 가구는 냄새 탓에 모두 집을 비웠는데, 건물 외부까지 악취가 진동했다.

다세태 주택 내 다른 집에 거주 중인 A씨는 이 매체에 “앞으로 (악취가 빠지는 데) 한 10~20일은 걸릴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타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주변인 진술이나 숨진 일가족의 경제상황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이튿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주검을 보낼 계획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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