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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장현, ‘靑실장 행세’ 조주빈에 “캠코 사장 자리 달라” 청탁

입력 : 2020-03-29 18:10:07 수정 : 2020-03-30 17: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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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박사방’ 수사 확대 / 윤, ‘판사’ 사칭 조에 또다시 속아 / “승소 도와달라” 3000만원 건네 / 윤, 경찰 휴대전화 제출 요구 불응 / 연락 안받고 잠적… 조사 난항겪어 / 뇌물공여 혐의 적용 가능성 살펴 / 경찰, ‘박사방’ 단순 시청 회원도 / ‘미성년 음란물 소지죄’ 적용 검토 / 조, 2년 전엔 경찰 감사장 받아

텔레그램 성착취방 ‘박사방’을 수사 중인 사정당국이 윤장현(71·사진) 전 광주시장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단순 시청자’도 현행법을 적극 적용해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9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경찰에 윤 전 시장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추가로 조사하라고 지휘했다. 검찰이 수사지휘에 나선 것은 윤 전 시장이 청와대 실장이나 판사를 사칭한 조주빈(25)씨에게 속은 것에 더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씨 범행을 부추긴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윤 전 시장은 ‘청와대 최 실장’이라고 속인 조씨가 “나중에 한 자리 챙겨주겠다”고 하자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자리를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판사를 사칭한 조씨에게 “재판이 승소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로 부탁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약 3000만원을 조씨에게 건넨 의혹을 사고 있다.

 

현재 윤 전 시장에 대한 경찰 조사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은 휴대전화를 제출하라는 경찰 요구에 “쓰던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대응했고, 이내 연락을 받지 않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도 윤 전 시장에게 사실 확인과 입장 청취를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윤 전 시장의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를 위해 윤 전 시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사기범에게 ‘속아’ 돈을 줬음에도 유죄 판결이 난 사건을 참고하고 있다. 한 변호사는 “뇌물공여는 뇌물수수자가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신분사범인데, 조씨는 실제로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범죄 성립 여부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검찰 관계자는 “아직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지 않아 충분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며 “피의자 전환 등은 조사 이후 경찰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30일 오전 조씨가 변호인과 선임을 위한 접견을 한 뒤 오후부터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박사방 등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오간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단순히 시청한 행위도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상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소지’에 해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텔레그램 메신저는 기본 설정상 파일이 자동으로 다운로드되기 때문에 미성년자 성착취물 시청자에 대해 ‘음란물 소지’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충분히 검토해볼 만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조주빈의 경찰 감사장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날 조씨가 2년 전 경찰 감사장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은 2018년 1월 인천 미추홀경찰서(당시 인천 남부경찰서)에서 조씨에게 감사장을 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당시 보이스피싱 인출책을 신고해 검거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감사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미디어를 이용한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가볍다’는 여론은 사법부 불신으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조씨 후계자로 불리는 ‘태평양’ A(16)군의 재판과 관련해 “담당 판사를 바꾸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37만명을 웃도는 지지를 받고 있다. ‘n번방 담당판사 오덕식을 판사 자리에 반대, 자격박탈을 청원합니다’는 제목으로 지난 27일 올라온 청원글에는 이날 오후 9시 현재 38만6000여명이 참여했다. 조씨와 함께 여아 살해를 모의한 공익근무요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게시 하루 만에 30만건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김청윤·김선영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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