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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아무리 야당이라도” 진노… 정국 경색되나

입력 : 2020-07-20 16:53:12 수정 : 2020-07-20 17: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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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북한과 내통’ 주호영 발언에 “매우 부적절” 일침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박지원 당시 국회의원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한 발언을 문제삼아 “매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이례적으로 밝혔다. 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등 외교안보 라인 인사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상황에서 청문회 파행 등 정국 경색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주 원내대표가 최근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 ‘적과 내통하는 사람’이라고 한 것에 대해 이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아무리 야당이라도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도 했다고 강 대변인은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최근 박 후보자에 대해 “적과 친분관계가 있는 분이 국정원을 맡아서 과연 되는가”라며 “(적과) 내통하는 사람을 임명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박 후보자 본인이 ‘말도 안 되는 소리’란 취지로 발끈하는 반응을 보인 바 있으나 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회는 21대 임기 들어 한 달 넘게 개원식도 열지 못하는 등 혼돈을 거듭하다가 최근에야 원 구성을 마치고 지난 16일 ‘지각’ 개원식을 열었다. 이어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는 등 국회 운영이 정상화되어간다는 평이 나왔다.

 

그런데 이런 ‘화해’ 분위기에 일견 찬물을 쏟는 것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된 셈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제1야당 원내대표를 겨냥한 만큼 정국이 경색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악수하는 모습. 가운데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일각에선 박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대통령이 일종의 ‘차단막’을 쳐줌으로써 그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통합당은 다른 후보자들은 차치하고 박 후보자만큼은 반드시 낙마시킨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문 대통령은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박 후보자를 ‘친북’, ‘종북’ 등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을 앞둔 점을 감안한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국회 개원 기념 연설에서 한국 국회와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나란히 참여하는 ‘남북 국회 회담’의 성사를 기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주 원내대표에게 ‘교섭단체 연설 시 북한 관련 언급의 수위를 조절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관전평이 나오는 이유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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