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삼건축종합건축사무소(대표 김태집)가 2020년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상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2020년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상은 간삼건축의 ‘구기동 125-1 공동 주택’외에 라움건축사무소의 ‘모여가’, 스튜디오히치의 ‘산양 양조장’, 이소우건축사무소 ‘이타라운지’, KKKL 건축사무소의 ‘하대원 행복주택’, 조병수건축연구소의 ‘현대자동차 천안글로벌 러닝센터’, 건축사무소엠피아트의 ‘현대자동차 영남권 교육시설’ 등 7개 작품이 선정됐다.
한국건축가협회상은 1979년, 건축가의 노력 및 이에 협력한 건축주, 시공자들의 공로를 평가해 건축 전반의 제작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
구기동 공동주택(서울 종로구 구기동 125-1)은 ‘관계’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총 25세대(싱글 유닛 15세대, 더블 유닛 10세대)로 구성된 구기동 주택은 직장 동료이면서 이웃인 입주자들이 어떤 사회적 관계로 연결돼야 하는지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 현재 이 건물에는 외국인학교 교사들이 거주하고 있다.
건물 내외부의 넉넉한 ‘사이 공간’은 도시 풍경에 대응하며 이웃 간 관계를 섬세하게 조율한다. 마당으로 열린 복도, 층별 가든은 거주자들의 ‘우연한 마주침’을 일으켜 교류와 소통을 도모한다. 조금 길고 느린 진입 동선은 주택 내부의 여정을 풍부하게 만들고, ‘ㄱ’자 모양으로 깊숙이 들어선 발코니-마당-바람과 빛을 건물 안까지 가득 품을 수 있는 보이드 복도로 이어지는 공간의 연속성은 이웃 간 삶을 공유하도록 유도한다.
1인 가구용 싱글 유닛은 북한산을 배경으로 하는 거실과 남향으로 낸 침실로 아늑함과 프라이버시 보장에 초점을 맞췄다. 거실, 주방 겸 식당, 침실 2개, 화장실로 구성된 2인 가구용 더블 유닛은 거실에서 남향의 시원한 뷰를 만끽할 수 있고 주방 겸 식당은 밝은 분위기로 꾸며 아이가 있는 가족이 생활하기 알맞다.
기존 환경에 저항하지 않는 디자인도 구기동 공동주택의 특징이다. 도시, 마을, 자연 3면이 열려 있는 대지 특성을 고려해 풍경의 일부가 되고자 했다. 공공보도를 확장해 버스 정류장이 있는 담장 밖 공간을 주민들에게 돌려줬고, 콘크리트 U블록으로 구축한 벽과 로켓 향나무 등으로 이질감 없이 동네 풍경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
심사위원회는 구기동 공동주택에 대해 “공동주택 거주자의 공간에 체계적인 설계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당연시되고 무심하게 수없이 반복돼 온 주거의 유형, 공간 구성 방식, 공간 요들, 디테일까지 크고 작은 모든 것들을 총체적으로 재고해 점진적으로 진화시켜 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구기동 공동주택은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바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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