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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운전자 교통사고 급증… “표지판 키워야”

입력 : 2021-01-11 02:00:00 수정 : 2021-01-10 23: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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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硏 개선 방향 연구 보고서
인구 고령화에 노인 운전자 증가
교통사고 건수 10년새 2.7배 늘어
시각·인지능력 등 신체기능 저하
표지판 판독 시간 길고 오독률 높아
도로표지 개선해 시야 확보 필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최근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해 도로교통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경기연구원의 ‘초고령사회 대비 고령 운전자를 고려한 도로교통시설 개선 방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는 2009년 118만명, 2016년 249만명, 2019년 333만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2.8배(215만명) 늘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도 2009년 1만2000건에서 2019년 3만3000건으로 2.7배(2만1000건) 증가했다. 전국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2009년 4.9%에서 2016년 10%로 두 자릿수로 오르더니 2019년 12.6%까지 늘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증가는 인구 고령화와 고령 운전자 증가에 비례한 것으로,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김병관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운전자가 고령화되면 시각·인지·운동기능 등 운전하는 데 필요한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만큼 사고도 증가한다”며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도로교통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기연구원은 시설 개선방안으로 교차로의 교차각을 최소 75도 이상(보통은 90도)으로 유지해 시야를 더 확보하고, 신호 교차로 시거(운전자가 교차로 전방에서 신호를 인지하고 판단할 수 있는 최소거리) 산정 시 반응시간을 현행 6초에서 8.5초로 늘릴 것을 제안했다.

고령 운전자는 도로표지를 판독하는 시간이 길고 오독률 역시 높다. 지명 개수가 10개일 때 20대의 판독 시간은 4초가 채 되지 않지만 60대는 8초, 70대는 10초가량 걸린다. 오독률의 경우 20대 운전자는 0.1% 이하인 반면 60대 운전자는 0.3%, 70대는 0.4%를 기록하고 있다.

보고서는 고령 운전자를 위해 도로표지판의 규격을 키우고 도로 형태와 일치하는 도로 안내표지를 사용하는 등 도로표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전경로에 노면표시와 유도표지를 설치함으로써 고령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아울러 긴급 자동제동 페달과 오조작 방지기능을 갖춘 운전자 지원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인프라 구축 방안도 필요한 상황이다.

김 연구위원은 “고령자의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떨어진다고 이들의 운전과 이동권을 무조건 제한할 수 없고 고령 운전자를 고려한 도로 교통안전 확보는 미래 교통환경의 중요한 과제”라며 “고령 운전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일반인들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고령 운전자에 대한 정의를 재검토해 연령기준을 보다 세분화하고 면허관리제도만이 아닌 지원정책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정부=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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