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 사망 경위를 수사해온 경찰이 변사사건 심의위원회(이하 변심위)를 연 끝에 ‘내사 종결’을 결정했다. 그동안 아들 정민씨가 왜 한강에 들어가게 됐는지 밝혀 달라며 여러 의혹을 제기해온 부친 손현(50·사진)씨는 “수명이 단축되는 느낌”이라고 애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손씨는 지난 29일 자신이 블로그에 “(경찰에게서 아들 사건이) 방금 종결 처리됐다고 통보받았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예상했어도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내용이 궁금해서 담당 계장님께 전화해 상세 내용을 물었지만, 경찰이 위원회에 설명한 것은 지난달 중간보고 수준의 내용인 것 같았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그 이후 진전상황이 없는 것 같았다. 집에 온 뒤 표결내용이나 민간위원의 질문 등이 무엇인지 물었지만, 얘길 해주시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손씨는 전날 올린 게시물에서도 “수사를 계속할 것 같다는 기자분의 전화에 안도했다가, 변심위 등등 엮여있는 상황을 보면 안심할 수 없다”라고 수사 지속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손씨 변사사건과 관련해 변심위를 개최했다.
변심위는 지난 4월25일 정민씨가 실종되고 같은 달 30일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 그동안의 수사사항,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총 8명의 내·외부위원이 보강 수사 필요성, 변사사건 종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한 결과 손씨 사건을 종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번 사건 변심위의 중요성을 인지한 경찰은 공정을 기하기 위해 위원장은 형사과장에서 경찰서장으로, 외부위원은 1∼2명에서 4명으로, 내부위원은 경감급에서 경정급으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외부위원은 해당 분야의 대표성 있는 외부기관의 추천을 받아 교수 2명, 변호사 2명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경찰은 유족을 상대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사사항을 최대한 전달해왔다는 입장이다.
서초서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5월27일과 6월21일 두 차례에 걸쳐 총 6시간30여분 동안 확보한 CCTV 영상을 열람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번 변심위 결과에 관해서도 회의 종료 직후 유족을 상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서초서는 손씨 사건에 대한 내사는 종결하되, 강력 1개 팀은 손씨의 사망 전 최종 행적 및 추가 증거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형사 1개 팀은 유족의 고소 건을 절차에 따라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손현씨를 비롯한 유족은 지난 23일 정민씨 실종 당일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를 폭행치사·유기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한편 경찰은 정민씨의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강력 7개 팀 35명의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번 사건에 대한 범죄 혐의점은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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