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그럴싸한 한직’ 평가받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제보했던 현직 부장검사가 최근 단행된 인사가 부당하다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불이익조치 금지 위반’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수도권 지방검찰청의 선임 부장검사였던 A 검사는 지난달 말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다른 수도권 검찰청의 중요경제범죄조사단(중경단)에 발령났는데, 중경단은 ‘이름만 그럴싸한 전형적인 한직’이란 평을 받는 곳이다. A부장검사는 “정권에 필요한 충언을 한 사람들을 좌천시키면 제대로 된 그런 걸(충언) 누가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익위에서 공익신고자로 인정한 A부장검사는 “법무부 장관이 강등 인사를 한 것은 공익신고자보호법이 금지하는 불이익 조치에 해당한다”며 전날 권익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는 신고서에서 “정식 직제 검사로 근무하던 공익신고인 의사에 반해 비직제 보직인 중경단 검사로 전보 발령한 것은 본인 의사에 반하는 근무지 변경과 신분 강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부장검사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지난 인사에서 완전히 좌천시킨 것이다. 외부에서는 중경단이 좌천인 줄 전혀 모른다”며 “(공익신고할 때 이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건 당연히 예상했고, 그래서 법에도 그런 보호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에 연루된 이규원 부부장(검사)이나 이성윤 서울고검장은 승진하고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기소된 뒤에도) 그대로 두고 있었(다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이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을 둘러싸고 정권 편에 선 인사들에겐 특혜를 주고 그러지 않은 경우 불이익을 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정권이 눈엣가시로 볼 만한 검사들의 중경단행이 많았다. A부장검사를 비롯해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의 강수산나 전 인권보호관(인천지검 중경단 부장검사), 문재인정부의 검찰 개혁 문제를 비판했던 정희도 전 청주지검 형사1부장(서울동부지검 〃) 등이 대표적이다.
박 장관은 이날 취재진이 인사 배경을 묻자 “인사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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