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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신 공급량 덜컥 공개해 버린 여당 대표의 가벼운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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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9 23:38:44 수정 : 2021-07-29 23: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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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비밀유지협약이 맺어진 모더나 백신 세부 공급량을 공개해 물의를 빚었다. 송 대표는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1896명으로 사상 최다이던 그제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의 모더나 백신 공급 지연에 대해 “원래 25일 75만회분, 31일 121만회분 등 196만회분을 받기로 한 게 연기된 것”이라며 “(그러나 정부와 모더나가) 긴급히 회의해 다음 주에 130만∼140만도스를 제공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 8월에 850만도스는 예정대로 들어온다고 한다”고 했다.

특혜 시비 방지를 위해 세부 공급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한 제약사와 정부 간 비밀유지협약을 어긴 것이다. 비밀유지협약의 범위에는 백신 가격, 세부 공급 일정, 면책 조항 등이 모두 들어간다. 발언 시점도 김부겸 국무총리가 공식적으로 모더나 백신 공급 재개 사실을 밝히기 전이었다. 비밀유지협약을 어기면 백신 공급이 중단되거나 연기될 수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유감을 표하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이유다. 송 대표는 “국민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했던 말”이라고 해명했지만 그의 ‘누설’로 방역이 차질을 빚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송 대표는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청해부대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언론보도에 불만을 표하며 “현지 ‘○○’(국가명) 선원이 먼저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국방부에서) 말했다”고 했다. 문무대왕함이 기항한 국가명을 언급해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청해부대의 작전지역을 노출한 것이다. 국방부는 청해부대의 작전지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 5월 전남 나주에서 ‘기러기 가족’을 언급하다가 “혼자 사는 남편이 술 먹다가 돌아가신 분도 있고, 여자는 바람 나서 가정이 깨진 곳도 있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영어를 배우려고 자녀들을 국외로 보내지 말고 한국에 국제학교를 설립하면 좋겠다는 취지였지만 ‘기러기 부부’를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시절에도 ‘주한 유엔군 사령부’ ‘한·미 워킹그룹’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설화를 겪었다. 실언이 잦으면 자질을 의심받게 된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언행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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