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선 한복판에 돌출한 '황교익 리스크'에 속앓이를 하는 모습이다.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한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의 비난이 도를 넘어서면서 되레 이 지사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형국이다.
이 지사는 일단 경기도민을 포함한 여론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물론 캠프 내부에서조차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어 이르면 이번 주말 안으로 이 지사가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19일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에 나와 "황교익 리스크는 이재명 후보에게 굉장히 부담되고, 예기치 않은 대형 악재로 보인다. 이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황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캠프에서 자진사퇴 요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캠프 인사들은 그간 임명권자인 이 지사의 의중이 중요하다며 '황교익 논란'에 대한 외부 언급은 꺼렸다.
그러나 전날 "이낙연의 정치생명을 끊겠다"는 황 후보자의 발언을 기점으로 캠프 내부 분위기는 180도 급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지사는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자는 원칙론이었는데 어제 그 발언을 계기로 아무래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며 "이 논란이 모든 이슈를 잡아먹고 있다. 자진사퇴가 됐든 지명철회가 됐든 빠른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지난 17일 TV 토론에서 밝힌 대로 적어도 30일로 예정된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까지는 고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명 철회' 카드가 자칫 '보은 인사'라는 당내 경쟁주자들과 야권의 주장을 자인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당내 경선, 더 나아가 본선 무대에서도 부담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지사는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와 간담회를 마친 뒤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아무 대답 없이 자리를 떴다.
한 캠프 관계자는 "이 지사를 가까이서 보니 실용적이면서도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더라"며 "캠프에는 여론에 밀려서 지명을 철회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황 후보자는 자진사퇴 의향이 없다고 재차 못 박았다.
황 후보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안민석 의원을 향해 "왜 문제의 근원을 말하지 않느냐. 이낙연 후보의 편을 들어 시민의 권리나 인격은 무시하느냐"며 "자진사퇴를 말하는 건 안 의원이 오버한 것이다. 이낙연캠프 사람이냐"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물론 이낙연 캠프도 이날 황 후보자에 대한 공식 언급을 꺼렸다.
캠프 관계자는 "막말이 이제 선을 넘었다. 캠프 공보단마저도 대꾸할 가치를 못 느끼고 있다"며 "황씨의 설화로 득실을 누가 볼지는 국민들이 알 것이다. 아무 입장도 반응도 일절 내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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