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후 복장에 대한 규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전해졌다.
23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을 주목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탈레반이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남성을 채찍으로 폭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자유로운 복장을 한 현지 남성 4명은 수도 카불의 거리를 걷던 중 탈레반과 마주쳤다. 2명은 현장에서 곧바로 도망쳤지만 다른 2명은 거리 한복판에서 구타와 채찍질을 당했다. 복장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장에 있던 한 남성은 “탈레반은 총으로 위협하면서 사람들을 구타하고 협박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아프간인뿐만 아니라 현지에 나가 있는 외신 기자도 전신을 가리는 아프간 전통 복장을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타를 당했다는 보고서가 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집권하는 동안 여성에 온몸을 가리도록 하는 이슬람 전통 의상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한 바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 재점령 후 다시 부르카를 강요하는 한편 남성들에게도 아프간 복장 양식을 벗어난 서구화된 옷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현지에서 전해지고 있어 우려가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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