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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변호사 살인교사 피의자, 22년 전 사건 현장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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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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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검, 살인 혐의 적용하나
경찰, 범행동기·배후 추정만
지난 18일 제주 변호사 살인교사 혐의로 김모씨가 압송되고 있다.

제주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 중 하나인 ‘변호사 피살사건’의 살인 교사 피의자 김모(55)씨가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경찰청은 27일 김씨 검찰 송치 전 이뤄진 출입기자단과의 백브리핑에서 “피의자 심문을 벌인 프로파일러 3명이 ‘김씨가 최소한 이승용(당시 45세) 변호사 사망 현장에는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씨는 1999년 11월 5일 제주시 삼도2도 한 아파트 입구 인근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이 변호사 살해를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진술을 계속해서 번복하자 프로파일러를 투입했다.

 

프로파일러들은 “김씨가 이 변호사를 직접 살해 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범행 현장에는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김씨는 범행에 사용된 것과 비슷한 모양의 흉기를 직접 그려서 보여주고, 이 변호사의 이동 동선과 골목의 가로등이 꺼진 정황까지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따라서 김씨가 직접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폭넓게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기소 전까지 관련 내용을 확보해 김씨에게 ‘살인’ 혐의 적용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증거물 보관실에 이 변호사가 사망했을 당시 입고 있던 양복 등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DNA) 검사를 의뢰했지만, 이 변호사 외에 다른 DNA는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인 공소시효 부분에 대해서도 경찰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변호사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는 2014년 11월 4일까지 유지됐다. 2015년 7월에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법 개정 이전에 이뤄진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도 모두 폐지됐다. 

 

김씨는 이 변호사 피살사건 이후 수십차례 해외를 왕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공소시효 만료 수개월 전인 2014년 3월 해외로 출국해 13개월간 체류했다. 

 

당시 김씨는 사기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지명수배됐는데, 해외로 도피해 기소중지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기소중지 사건을 피하기 위해 국내로 들어오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의자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해외로 출국한 경우 공소시효가 정지되는데, 김씨가 갖고 있는 모든 범행에 대한 공소시효가 출국한 2014년 3월 정지된다. 

 

경찰 관계자는 “22년 전 사건이라서 과학적·직접적인 증거는 많지 않아 사실상 진술에 의존해야 한다”라며 “추측하는 범행 동기와 배후 등이 있지만, 추후 검찰 기소 단계 등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변호사 피살 사건은 제주의 대표적인 미제사건 중 하나로 남아있었으나, 김씨가 지난해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살인을 교사했다고 자백하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제주지역 조직폭력배인 유탁파 전 행동대원 김씨는 지난해 6월 27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터뷰에서 1999년 10월 당시 조직 두목인 백모씨(2008년 사망)로부터 범행 지시를 받아 동갑내기 행동대원 손모씨(2014년 사망)를 통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당초 두목은 다리를 찔러 겁을 주라고 했지만, 자신의 말을 듣고 직접 행동에 나선 손씨가 이 변호사를 살해했다는 것이 김씨의 진술이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가 백씨의 범행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범행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시기에 백씨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였다.

 

다만, 이 변호사를 왜 죽였는지 구체적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된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김씨의 범행 동기를 파헤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함구하고 있으나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검찰 송치 후에서도 계속해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범행에 대한 정확한 실체에 다가가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각에서 제기된 전 제주도지사 선거 연관성 또는 호텔 나이트클럽 운영자 배후설 등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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