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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아프간, 경제 붕괴 위기…식량 부족까지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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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화폐가치↓…생필품, 탈레반 점령 후 10~20% 올라
미국 제재로 정부 자금 동결, 해외 거주민 송금도 중단
주민 "돈 있지만 없는 것과 마찬가지"…달러 부족 영향
식량 부족 문제도 따라…WFP "1400만명 기근 위기"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장악한 뒤 혼돈을 겪으면서 아프간 경제는 붕괴 위기에 처했다.

 

28일 외신 보도를 모아보면 탈레반 장악 후 아프간 물가는 급등하고 은행과 환전소는 문을 닫아 주민들은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디언은 지난 22일 "물가가 오르고 현금이 바닥나면서 아프간 경제가 파탄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아프간 철수와 함께 국제 원조가 끊겼고 쌀, 밀가루, 기름 등 생활 필수품의 가격이 종전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20%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돈이 있다고 해도 은행과 환전소가 문을 닫는 바람에 현금을 찾을 수도 없어서 식료품 구매는 물론, 집세 납부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문을 연 식료품 가게들도 있지만 시장에 물건이 완전히 동났다"고 설명했다.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통제로 국제 구호단체가 보내온 식량과 의약품 공급도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자금도 묶여 있어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중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건설회사 재무 담당자로 일했던 카불 주민 바히르를 통해 "카불의 모든 사업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바히르는 "사람들에게 돈이 있긴 하지만 그 돈이 은행에 있다는 건 더 이상 돈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금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WSJ에 따르면 국외 거주하는 아프간 국민 다수가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송금업체 웨스턴 유니온과 머니그램 인터내셔널은 미국 제재에 어긋날 것을 우려해 송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아프간의 중요한 외화 확보 수단인 외국 이주민의 송금이 막혔다. 해외에 거주하는 아프간 주민이 자국 내 가족들에게 보내는 돈이 연간 8억 달러(93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의 4% 수준이다.

 

아프간 인구의 90%가 하루 2달러(2340원) 이하로 생계를 버티고 있다는 미 의회조사국의 연구 결과도 나왔을 정도로 주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니스캐넌센터의 한 연구원은 "아프간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벌어지면서 물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했고 영국 가디언지는 아프간이 미국의 원조가 끊긴 이후엔 세계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작은 나라들에 속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달러 등 외화의 부족에 의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아프간 정부 자금은 대부분 미국에 예치됐다. 미국 정부는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가 미국에 보유하고 있는 중앙은행 자산 90억 달러(10조5228억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미국 아프간재건감사관실(SIGAR)에 따르면 아프간 예산 중 미국 등의 지원금 비율이 80%에 달하는데, 이 자금도 끊겼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탈레반 치하 아프간이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지되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아프간에 예정됐던 4억5000만 달러(5261억4000만원) 배정을 중단했다.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아프간 경제가 이미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직면해있다"며 "탈레반이 자신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LA 타임스는 "탈레반이 아편 무역으로 벌어들인 3~16억 달러의 수입은 정부 연간 예산인 55억 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합법적인 무역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가뜩이나 끔찍한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식량 부족 문제도 따른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아프간 1400만명의 사람들이 기근에 직면해 위기가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리 엘렌 맥그로티 WFP 국가 책임자는 지난 18일 "아프간은 3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겪고 있는 심각한 가뭄과 내부 분쟁, 코로나19 대유행의 사회적, 경제적 영향으로 이미 대재앙에 치닫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뭄으로 농작물 40% 이상이 유실되고 가축은 황폐화됐다. 탈레반 진격으로 수십만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며 "음식을 얻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WFP는 기근에 시달리는 사람이 지난 5월 기준 400만명에 달했으며 몇달 후에는 9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도 했다.

 

앤드루 패터슨 WFP 아프간지부 부국장은 "지금 당장은 지속적인 식량 공급이 중요하다. 필요한 식량을 구비하기 위해서는 당장 2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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