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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따뜻하게 입어라”…성매매 女 울린 아버지의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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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09 17:10:08 수정 : 2021-09-09 17: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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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춥다, 감기 걸린다. 따뜻하게 입어라” 아버지의 한 마디에 이른 오전 한강에 있던 여성은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감을 느꼈다.

 

지난 7월 제주여성가족연구원(제주여가원)이 내놓은 ‘제주지역 성매매 피해 청소년 실태와 지원방안’ 연구보고서에는 성매매 여성의 마음을 울린 아버지의 한 마디가 실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성매매(조건만남)를 했던 A(26)씨는 심층면접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이혼 후 초등학교 1~6학년 이던 시기 홀로 A씨와 남동생을 돌봐 왔다고 말했다. 당시 A씨의 아버지는 야간작업 등으로 자주 집을 비웠고, 이에 아버지의 지인들이 A씨와 남동생을 돌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아버지의 지인에 성폭행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부모님의 부재로 씻지도 못했다는 A씨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A씨는 이후 친구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물건과 돈을 훔치기 시작했고, 어렵게 관계를 쌓은 친구가 “이거 돈 되게 많이 벌어. 나랑 같이 해볼 생각 없어?”라며 조건만남을 제안하자 이를 받아들이게 됐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친구가 A씨의 뒤에서 “걔는 좀만 띄워주면, 자기가 돈 다 써. 호구야”라고 하는 뒷담화를 듣고 난 후 부질없음을 느꼈다고.

 

A씨는 “성매매를 하려고 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부모와 친구 등 사람과의 관계를 쌓아나가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새벽에 한강에 간 것을 SNS에 올렸는데 아빠가 ‘춥다. 감기 걸린다. 따뜻하게 입어라’라고 덧글을 달았다. ‘내가 만약에 이 시간까지 왜 깨어있는지를 아빠가 알면 무슨 생각을 할까’ 이게 좀 컸다”며 성매매를 중단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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