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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사망사고 방지대책 ‘안간힘’ [뉴스 인사이드- 건설업계 최대 화두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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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7 11:00:00 수정 : 2021-10-17 15: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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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건설 산재사망 240명… 전체 절반 넘어
2022년부터 사망사고 사업주·경영자 처벌
안전사고 발생 때 과징금 부과법도 추진
국토부는 사망사고 발생 현장 집중 체크

업계, 당혹감 속 안전관리체계 강화 분주
예산 확충·고위험 작업 스마트 기술 적용
삼성물산, 설계 때부터 사고 가능성 점검
중소건설사 “폐업사태 올 수도…” 볼멘소리
지난 6월 9일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6월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철거 공사를 하던 5층 상가건물이 순식간에 쓰러졌다. 바로 옆 정류장에 멈춰섰던 시내버스 위로 건물 잔해가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굳이 이 사고를 거론하지 않아도 안전이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잇따른 건설현장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정치권에서는 건설현장의 안전 의무를 대폭 확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고, 내년부터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건설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직격탄 맞은 건설업계

건설업은 추락, 부딪힘, 끼임 사고가 빈번한 특성 탓에 유독 사망사고의 비중이 큰 편이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는 모두 47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건설업 분야의 사망자가 240명(50.6%)으로 절반을 넘는다. 건설업 분야 산재 사고 사망자수는 2017년 506명에서 2018년 485명, 2019년 426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456명으로 다시 늘었다. 산재 사고 사망자 비중도 2019년부터 계속 50%를 웃돌고 있다.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사망자수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 추세다.

끊이지 않는 산재 사고의 고리를 끊는 차원에서 올해 초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사망사고 비중이 가장 큰 건설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한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 법인은 5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 수위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기에 더해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과징금을 부여하는 내용의 건설안전특별법 제정도 추진 중이다. 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해당 법안은 사망사고 발생 시 관련 업종·분야 매출의 최대 3%까지 과징금으로 부여하고, 시공사의 안전설치물 직접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정부도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이후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고강도 집중 점검한다. 점검에서 안전 관련 지적사항이 나온 경우에는 3개월간 조치 이행사항을 사진·동영상으로 기록해 제출하도록 하고, 이를 제때 내지 않으면 재점검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조직 개편, 인력 충원, 신기술 도입 등 열 올리는 건설업계

건설업계는 당혹감 속에서도 안전 관리체계를 보강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직과 인력을 충원하고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게 대표적이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설계안전성검토(DFS) 전담 조직을 꾸렸다. 건축·토목·플랜트·전기·설비 등의 분야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팀이 애초 설계부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 과정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맡게 된다. 삼성물산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법정 안전관리비 외에 안전강화비를 신규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협력사의 안전관리 역량 제고를 위해 안전관리비 50% 선지급 제도를 도입했다.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에 지원하는 포상 물량을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하는 등 인센티브도 강화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안전 전담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도 충원했다. 안전보건센터의 담당 임원을 실장급(상무)에서 본부장급으로 격상했고, 기획과 진단의 두 그룹으로 구성됐던 안전보건센터를 총 4개 부서로 확대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안전혁신안’을 선포하고, 안전 직종 인력 강화와 협력사에 대한 인건비·교육프로그램 지원 등을 포함해 향후 5년간 1400억원의 안전예산을 투자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올해 안전경영실을 신설하고 무재해·무결점 사업장을 목표로 협력회사와 ‘스마트 제로(SMART ZERO)’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는 한편, 고위험 작업에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는 등의 안전관리 시스템도 한층 강화되는 추세다. GS건설은 현장의 안전 취약지역과 위험작업 구간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장비를 활용하는 식으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현장 타워크레인, 가설울타리 상부 등에 카메라를 설치해 사무실에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터널·지하 등 실내에서도 근로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안전시스템을 구축했다.

DL이앤씨는 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존에 발생한 재해를 유형별로 분석해 대응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설계와 자재, 시공 등 건축물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3차원 입체영상으로 구현하는 건설정보모델링(BIM) 기술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낙상사고 등의 위험이 있는 곳에 드론을 띄워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신규·정기 근로자 교육 때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의 다양한 대응 전략에도 건설현장의 안전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모든 협력사의 안전 조치와 현장 감독까지 세세하게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대형 건설사보다는 중소 규모 업체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대규모 공사 입찰이 대형사로 몰릴 수 있고, 중소 건설사는 어렵게 공사를 따내더라도 중대재해처벌법에 걸리면 회사가 문 닫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걱정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논평을 통해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한 영세 기업일수록 더 큰 애로를 겪을 것”이라며 “모호한 규정으로 산업현장 혼란이 가중됨은 물론 경영 위축, 불필요한 소송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502명 희생 삼풍백화점 붕괴 최악 참사

 

지난 6월 발생한 광주 해체건물 붕괴 참사는 정부 공식조사 결과 안전 불감증과 불법 하도급이 원인으로 작용한 인재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중앙건축물사고조사위원회는 당시 작업자들이 상부에서 하부로 진행되는 철거 방식을 지키지 않았고, 살수작업이나 지하층 흙 되메우기 작업 등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불법 재하도급이 이뤄지면서 공사비가 수주 때보다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미흡한 안전 의식으로 막지 못한 건축물 붕괴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0년 4월 서울 마포구에서 발생한 와우시민아파트 붕괴 참사는 국내에서 날림 공사와 부실시공의 위험성을 처음으로 공론화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준공된 지 3개월 남짓 된 아파트가 무너지는 바람에 33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쳤다. 이 사고로 당시 김현옥 서울시장이 사퇴하고, 불법 하청업자를 비롯한 관련자 4명이 형사처벌을 받았다.

 

1994년 10월에는 한강을 가로지르는 성수대교의 10번, 11번 교각이 무너져 내리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일 새벽부터 성수대교 상판 이음새의 균열이 커지고 충격이 전달되면서 놀란 운전자들이 신고했음에도 진입 통제 등의 조치 없이 운행되면서 끔찍한 참사를 막지 못했다. 무너진 교각과 함께 버스와 승합차 각 1대를 포함한 차량 6대가 추락했고, 안에 있던 탑승자 49명도 함께 한강으로 떨어졌다. 결국 이 중 32명이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7년 만에 대법원은 시공사의 부실시공을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최종 판결했다. 용접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과 미흡한 제작오차 검사 등으로 점차 균열이 생기면서 결국 교각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듬해 6월에는 서초구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사망 502명, 부상 937명의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삼풍백화점 참사는 부실공사와 안전불감증이 결합된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된다. 사고 조사 결과, 대단지 상가였던 초기 설계가 정밀 구조진단 없이 백화점으로 변경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4층으로 설계한 건물이 불법 증축을 거쳐 5층 규모로 완공됐다. 건물 무게를 지탱해야 할 기둥의 지름도 설계도보다 가늘었고, 철근도 상당 부분 빠진 채 공사를 마무리한 정황도 확인됐다. 사고가 일어나기 1∼2년 전부터 균열과 누수 현상 등 붕괴 조짐이 나타났고, 참사 당일에는 철근이 옥상을 뚫고 바닥이 침하하면서 굉음까지 발생하는 상황이었지만 영업을 계속했다.

 

검찰은 당시 삼풍그룹 경영진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 공무원 등 25명을 기소했다. 또 삼풍백화점 사고 직후 전국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진단이 시행됐고, 이듬해 시공과 설비는 물론 설계와 사후 관리까지 포함한 전 분야의 건축 기준을 대폭 강화한 시설물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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