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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유산취득세 도입, 세수 줄어"…상속세율 인상 선긋기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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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1 15:25:52 수정 : 2021-10-21 16: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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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유산취득세가 도입된다면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상속세제를 개편하더라도 세수가 줄어들지 않도록 과세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이어 “애초 유산취득세는 응능부담 원칙(납세자의 부담 능력에 맞게 과세하는 원칙)에 따라 도입해야 한다는 말이 많았다”며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꾸면서 세수중립적으로 되려면 상속세율을 올려야 하는데, 아마 거기까지는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수 측면보다는 상속세가 어느 것이 더 적합한가에 대한 공감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유산취득세 도입은 상속세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어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유산취득세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차원이 아니라 유산세와 유산취득세 제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회에 말씀드리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산취득세는 전체 상속재산이 아닌 상속자 개인의 유산 취득분에 세금을 매기는 것으로, 누진세율 적용에 따른 세 부담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도 대부분 유산취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상속세를 부과하는 24개 OECD 회원국 중 유산취득세가 아닌 유산세 방식을 채택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4개국뿐이었다.

 

기재부는 이달 말 상속세 개편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작업이 끝나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사회적 공감대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상속세에 대해 ‘세율이 지나치게 높고 기업에 과중한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있지만, ‘최상위 극소수만 내는 세금이어서 부의 재분배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상속세제 논의에 불을 붙인 것은 지난해 별세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유족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이며, 이 가운데 11조원은 계열사 주식 지분에 매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명목세율 기준 50%로 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는 소득세 최고세율(42%)을 10%포인트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최대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물려줄 때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일반 주식보다 가액을 20%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현재 상속세 납부자는 극소수에 그치며, 이들이 각종 공제를 받아 실제로 부담하는 세율은 명목세율보다 훨씬 낮다는 지적도 있다. 국세청의 국세 통계 수시공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 중 상속세 납부 대상이 된 고인(피상속인)은 전체의 3.3% 정도인 1만181명이었다. 납부 대상이 되더라도 일괄 공제(5억원)와 배우자 공제(최소 5억원) 등 혜택을 고려하면 통상적으로 10억원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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