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세계와우리] 北은 ‘이중기준’ 거론할 자격이 없다

관련이슈 세계와 우리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1-10-21 23:38:07 수정 : 2021-10-21 23:38:0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北, 또 보란듯이 ‘미사일 도발’
이중기준·적대정책 철회 으름장
국제사회 기만… 요구할 자격 있나
NPT 복귀 완전한 비핵화 나서야

북한은 지난 19일 오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뒤, 5년 전 성공에 이어 이번에도 신형 SL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선보인 미니 SLBM으로 추정된다. 남측을 겨냥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남측이 SLBM을 발사한다면 우리도 쏜다며 이중기준 철회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도 전람회 연설에서 “국방력 강화는 자위적 차원”이라며 남측 군사력 현대화를 강도적, 이중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즉, 북한의 자위적 국방력 발전에 불법 무도한 유엔 결의로 족쇄를 채워놓고 남한이 군비를 증강하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강변한 것이다.

최근 북한은 부쩍 이중기준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9월 25일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긍정 평가하면서 남북관계 회복을 원한다면 이중기준과 적대정책을 철회하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우리(북한)의 자위권 차원의 행동은 도발로 매도되고 자기(남한)들의 군비 증강은 대북 억지력 확보로 미화하는 이중기준은 비논리적이고 유치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자위 2021’ 이름으로 무기전시회를 연 것은 정상국가로서 핵·미사일 개발은 자위권 차원이라고 포장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유엔안보리가 북한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제재하는 것은 정당하고 적법한 조치이며 북한에 귀책사유가 있다. 이에 북한은 이중기준에 불만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 그 이유를 따져본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첫째,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면서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하고 5메가와트(MWe) 원자로와 관련 기술을 제공받았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위반하고 핵무기를 개발했으며 그 사실이 탄로 나자 NPT를 탈퇴했다. 이는 국제조약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어디 이뿐인가. 북한은 1992년 남북 간에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서 핵 개발을 하지 않기로 굳게 약속하고도 이를 위반하고 핵을 개발했다. 1994년 미국과 제네바 합의(AF)를 통해 비핵화를 전제로 경수로와 중유를 제공받으면서 몰래 농축우라늄 방식의 핵무기를 개발했다. 중국이 주도한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서 비핵화를 약속하고도 이를 휴지장으로 만들었다. 2018년 이후 개최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북한은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북한은 마치 핵개발 하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비핵화를 할 것처럼 국제사회를 기만한 셈이다. 김정은이 이번 연설에서 무기 개발 5개년계획을 강조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없음을 다시금 천명한 것이다.

둘째, 북한은 1950년 6·25 불법 기습남침을 했고,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이를 위반하고 수많은 도발을 이어 왔다. 지난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우리 국민 총격 사살 등 그 도발은 현재진행형이다.

셋째, 북한의 대남 무력적화 전략은 전혀 변화되지 않고 있다. 그들의 핵 개발이 대남 군사력 우위를 확보하고 유사시 이를 사용해 대남 전략목표를 달성하려는 속셈임을 모르는 이가 없다. 이번 연설에서 김정은이 자기들의 핵·미사일 개발이 남측이나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 놓았지만 그 말을 누가 믿겠는가. 2018년 신년사를 통해 자신의 책상 위에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핵 단추가 놓여져 있다고 과시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툭하면 서울 불바다 운운하면서 핵무기로 남측을 쓸어버리겠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았던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가. 올해 1월 8차 당대회에서도 김정은은 무력을 강화해 통일을 앞당기자고 재강조한 바도 있다.

이중기준은 북한이 자초한 결과다. 선량 시민과 범법자를 동등 대우하지 않는 것은 상식이다. 불량국가와 정상국가를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는 것도 같은 논리다. 북한이 이중기준 적용을 원치 않는다면 국제사회와 약속대로 NPT에 복귀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에 나서야 한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중시하는 정상국가로 돌아서면 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