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마무리… 지사직 사퇴 초읽기 돌입
당 안팎 대장동 개발 의혹 걷어내 자평
경선 후유증 해소·친문 껴안기 첫 과제
文 면담은 이낙연 만남 뒤 윤곽 잡힐 듯
‘대장동 국정감사’라는 숙제를 무사히 끝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본격적인 대선 모드에 돌입했다. 이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의 교감으로 양측이 원팀을 위한 협의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선 이후 불투명했던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양자 회동이 조만간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사직 사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21일 민주당 안팎에선 이 후보의 국감 출석이 ‘신의 한 수’였다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어느 정도 걷어냈다는 자평이 나왔다. 송영길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처음엔 (이 후보가 국감에) 안 나갔으면 했는데,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이 후보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어떤 평론가는 100억원짜리 광고를 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최대 위기로 꼽혔던 국감이 호평 속에 마무리되면서 이 후보 측은 ‘포스트 대장동 국감’ 행보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만남이 대선 행보의 첫 번째 퍼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명·낙 대전’으로 깊어진 경선 후유증을 해소하고, 당내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내 ‘이재명 비토’ 앙금을 풀어낼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란 이유에서다. 이 후보로선 경선 때부터 유지해온 ‘열린 캠프’ 기조에 따라 당 선대위가 꾸려지려면 이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도 절실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도 양자 회동이 이뤄진 뒤에야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이 후보가 이 전 대표를 끌어안지 못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나서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줄 땐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깔렸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 진행 중 직접 전화통화를 갖고 관련 협의에 착수하자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 측은 “(통화에서) ‘양측 캠프에서 역할을 했던 분들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서로 협의를 하면 좋겠다’ 정도의 의견을 나눴다”며 “이 후보 측의 정성호 의원, 이 전 대표 측의 박광온 의원이 협의케 하자는 것이 통화내용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정 의원과 박 의원은 이미 지난주부터 협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소통으로 그간 안갯속이었던 양자 회동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경선 후유증을 의식한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전 대표가 지난 14일 경선 캠프 해단식에서 다소 날 선 경선 소회를 밝힌 뒤 두문불출 중인 만큼 경선 상처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해단식에서 “다신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서 유린하는 것, 그건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 뿐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라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언론이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와의 통화에서 “어떤 역할이라도 맡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이 전 대표 측이 “추측과 확대 해석은 자제를 요청드린다”며 다소 불쾌한 기색을 내비친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경기지사직 사퇴 시점은 빠르면 22일, 늦으면 내주 중반이 될 전망이다. 이 후보 측에선 이 후보가 경기 도정을 책임감 있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데다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이 확정되느냐가 나머지 일정을 결정할 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남국 의원은 라디오에서 “(사퇴 시점을) 정하셨다”라면서도 구체적 시점에 대해선 함구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