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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백신 포비아’… 불신 퍼뜨리는 사람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10-21 20:00:00 수정 : 2021-10-21 1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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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거부자, 도 넘은 불안 유발
“접종자들이 바이러스 방출한다”
과학적 근거 없는 ‘쉐딩현상’ 호소
부작용 경험글 공감받으며 확산
“백신 인센티브 부당” 불만 토로

전문가 “감염률·치명률 낮춰
미접종자 지속적 접종 유도를”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서울 서대문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백신을 어떻게 믿나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자신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임상시험 기간이 길지 않은 백신은 믿을 수 없다”며 “백신 접종은 개인의 자유 영역이니 앞으로도 맞을 생각이 없는데 주변에서 이상하게 봐 괴롭다”고 토로했다.

오는 주말 백신 접종 완료율의 인구의 7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드(with) 코로나’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여전히 백신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자들이 바이러스 입자를 방출한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음모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미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 중에서도 추가 접종(부스터샷)은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포털사이트에 ‘백신 거부’, ‘백신 피해’ 등을 검색하면 백신 거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회원이 1만5000명에 달하는 한 백신 거부 커뮤니티에서는 백신을 믿을 수 없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문제는 단순히 두려움과 거부감을 드러낸 글뿐 아니라, 과학적 근거가 없는 글 역시 많다는 것이다.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은 ‘백신 쉐딩 현상’을 겪었다며 호소하고 있다. 백신 접종자들이 바이러스 입자를 방출해 주변의 미접종자에게 가려움증이나 두통, 생리불순 등의 이상 증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백신 접종자 옆에 가면 콧물, 가래, 기침, 심장과 폐 찌릿하는 증상 등을 느낀다”며 “이런 말을 하면 가족이 불안증 환자 취급한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가 “접종자가 많은 곳에서 블루투스를 켜면 주파수가 잡힌다고 하는데 경험한 적 있냐”는 글을 남기자 “가능하다. 경험했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밖에 자신을 백신 접종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병원에 백신을 맞으러 오는 사람들이 백신을 맞지 못하게 하고 싶은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아이디어를 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이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뉴시스

이런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실제 백신 접종 후 다양한 부작용을 겪은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원인 모를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불안감이 과도하게 커졌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백신 접종 후 디스크가 파열됐다는 이들이 청와대 국민 청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남 순천에 사는 40대는 “지난달 백신 접종 이후 허리 디스크 파열로 응급 수술을 받았다”며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90여명”이라고 밝혔다.

백신 인센티브 등 때문에 백신을 맞았지만, 추후 부스터샷은 맞고 싶지 않다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김모(35)씨는 “평소 몸이 약한 편이었는데 백신 접종을 하고 며칠 동안 열이 안 떨어지고 몸이 아파 크게 고생을 했다”며 “주변에서 다 맞는 분위기여서 등 떠밀리 듯 맞았지만, 또 맞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부스터샷을 시작한 의료계 종사자 사이에서도 일부는 부스터샷을 거부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이들은 백신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제한 등의 조치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려는 시점에서 백신을 맞지 않는 이들은 ‘무임승차자’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백신 거부 글에 “맞든 안 맞든 자유지만 안 맞으면 패널티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위험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패널티는 당연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접종자들이 접종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도 매년 백신을 맞듯 코로나19도 추가 백신 접종을 피할 길이 없다. 백신이 치명률과 감염률을 낮추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알레르기 증상 등 백신을 맞아서는 안 되는 이들은 어쩔 수 없지만 되도록 많은 이들이 맞는 것이 중요하다. 미접종자에 대해 지속적인 접종 유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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