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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연줄 없인 기초선거 도전도 못해”… 청년층 금배지 4%뿐 [연중기획 - 끊어진 계층이동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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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01 06:00:00 수정 : 2021-12-01 07: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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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소외된 정치 ‘그들만의 리그’

전체 유권자서 30대 이하가 34%인데
지난 총선 당선자 중 82%가 50·60대
청년층 문제, 5060 체감·해결 어려워
“정치권 선거철만 親청년 행보” 비판도

공천도 지역 유지·친분따라 좌지우지
지방의원 돼도 상시후원회 운영 못해
돈 없이 정치행보 이어가기 쉽지 않아
정당 가입·피선거권 연령 제한도 발목

“의원님들께서 뒤로 물러나 주시고 2030 청년들이 지도부가 되는 파격적인 젊은 선대위를 만들어 주셨다. 고맙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대통령실부터 모든 정부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겠다.”(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여야 대선 주자들이 경쟁적으로 청년들을 선대위 중요 보직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 2030세대가 내년 대선을 판가름할 ‘스윙보터’로 떠오르자 이들의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28일 광주 선대위를 출범하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등 MZ세대 9명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웠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중앙 선대위 지도부 산하에 7명의 1980∼90년대생 청년 보좌역을 임명하며 “청년은 국정운영의 파트너”라고 천명했다. ‘정치 소외계층’으로 지적돼온 청년층에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나눠주며 ‘친청년’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선 주자들의 이 같은 행보가 청년층의 정치참여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정당·정치개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청년을 선거 캠페인에 ‘쓰고 버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청년층의 정치권 진입이 구조적으로 어렵고, 이로 인해 2030세대가 과소대표 되고 있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5060에 편중된 의회… 다양한 요구 반영 어려워

 

‘과소대표 되고 있는 2030세대와 과대대표 되고 있는 5060세대’

 

한국 대의정치는 한마디로 이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1대 총선 당시 30대 이하 유권자 비율은 34%였는데, 2030 당선자는 13명으로 전체의 4.4%에 그쳤다. 반면 5060세대 유권자는 34.4%로 2030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당선자는 82%(246명)에 달했다.

 

정계 입문의 주요 통로로 기능하는 지방의회도 마찬가지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기초·광역의원 당선자 중 40세 미만은 6.3%에 머물렀지만, 5060세대는 71.2%나 차지했다. 세대·성별·계층 등에 따라 달라지는 시민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르게 반영해야 할 의회가 특정 세대에 편중돼 있는 것이다.

 

청년 정치인과 관련 단체들은 ‘청년들이 효능감을 느끼기 어려운 정치구조’라고 평가한다. 2030세대가 피부로 느끼는 일상의 문제들을 5060 정치인들이 해결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민주당 황은주(30) 대전시 유성구의원은 “정치 입문을 위한 문턱이 높은 우리 정치구조 속에서는 5060 남성이 (의원의) 대다수일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이 의회 안에 들어가야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대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젊치인’(젊은 정치인) 발굴을 위한 비영리단체 ‘뉴웨이즈’ 박혜민(28) 대표 역시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나 우선순위는 삶의 경험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며 “다양한 얼굴이 대변되기 위해서라도 (청년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존재하지 않는 정치권 진입 ‘사다리’… 지방의원 도전도 어려워

 

세계일보가 만난 청년 정치인들은 청년세대가 정치권에 진입하기 위한 ‘사다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출직 출마의 ‘허들’이 낮은 편에 속하는 기초·광역의원 선거도 재력과 연줄 없이는 도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지역 당협위원장이 공천 과정에 관여하는데, 이들이 체계적인 공천기준 없이 ‘게이트키퍼’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기초·광역의원 공천이 일관성 없이 (당협위원장) 개인의 의지나 방식에 의존하는 ‘시스템 없는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어 문제”라며 “청년할당제, 비례공천할당제 등 실질적 공천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청년정치인도 “(당협위원장이) 개인의 능력이나 지역 발전, 당에 대한 기여도 등을 평가하기보단 지역의 유지나 친분에 따라 공천권을 행사한다”며 “(자원이 부족한) 청년들은 지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보니 공천 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고 말했다.

 

설령 기초·광역의원 선거에 공천을 받아 당선되더라도 향후 정치 행보를 이어나가기도 쉽지 않다. 지방의원의 경우 국회의원과 달리 상시 후원회를 운영할 수 없어 재선 도전 등 다음 행보를 위해 필요한 정치자금 등 현실적인 이유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황 의원은 “(기초의원 선거에) 도전하기 위해선 선거비용으로 최소한 3000만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어떤 청년이 갖고 있겠나”라며 “300만원인 지방의원 월급만으로 선거자금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민경(29) 인천시 연수구의원도 “선거기간에 한해 기초·광역의원 선거 출마자도 선거비용의 50%까지 모금할 수 있도록 정치자금법이 개정됐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지방의원도 상시 후원회를 조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높은 정당 가입연령 제한… 유럽은 청소년 정치교육 활발

 

정당가입·피선거권 연령을 각각 만 18세와 만 25세로 제한한 것도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청소년을 정치적으로 무결해야 하는 존재로 만들어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스웨덴, 독일, 영국 등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이 청소년의 정당 가입을 허용하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정치교육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대선 국면인 우리 정치권에서도 최근 피선거권 연령을 만 18세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이 여야 양쪽에서 거론되지만 여론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국외대 이재묵 정치학과 교수는 “바른정당이 청년정치학교를 운영하기도 하는 등 최근 5년 사이에 한국에서도 청년 정치인 육성에 관한 많은 개선이 있었다”며 “유권자들도 정치 혁신을 원한다면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에 인색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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