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전두환 공과’ 발언을 겨냥해 “전두환 찬양도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2일 페이스북에 “‘전두환의 공’이라니. 비석 밟고 그 난리를 치더니”라며 “그래서 기회 이성의 화신이라는 거다”라고 적었다. 이어 “도대체 삶에 일관성이라는 게 없다. 매번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잖나”라며 “원칙도, 소신도 없고 오직 섬뜩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무한한 권력욕만 있다”라며 “이분 무서워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의 발언을 비난한 성난 정의의 목소리는 다 어디 가셨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5·18 정신도 이 후보 앞에선 휴짓조각, 경제만 잘하면 쿠데타도 용서되고 내란도 용서되고 학살도 용서되는가”라며 “드높은 5·18 정신 선양의 귀결이 고작 전두환 찬양인가. ‘이두환 대통령’ 만세를 불러라”라고 비꼬았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11일) 대구·경북(TK) 유세 차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해 “전두환이 군부독재자이긴 하나 당시의 공을 평가할 부분도 있다”면서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라고 언급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는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라며 “그래서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했다.
이 후보가 전씨에 대한 ‘공’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간 이 후보는 독재 또는 민간인 학살 책임자로서의 전씨 면모를 강조해왔다.
이 후보는 지난달 22일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 당시 묘지 내 바닥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으며 “저는 올 때마다 잊지 않고 밟고 지나간다”면서 “윤 후보는 전두환씨를 존경하기 때문에 밟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0월 경선 과정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인 것을 비판한 행보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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