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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사람 부족한데 쓸 인력 없어”… 채용시장 미스매치 심각 [심층기획 - '일자리 정부' 헛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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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09 18:29:29 수정 : 2022-01-09 18: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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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 넘치지만 고학력 일자리 부족
한국 고등교육 이수율 OECD 최고
절반이 전공과 무관한 쪽으로 취업

“일할 사람은 부족한데 쓸 인력은 없다.”

청년채용 지표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지만 산업계에서는 인력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전문가들은 채용시장의 ‘미스매치’에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9.8%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나라 중 우리나라보다 고등교육 이수율이 높은 나라는 없다. 일본이 61.5% 수준이며 미국은 51.9%, 독일은 34.9%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대졸자가 취업할 만한 관리자, 전문가, 사무종사자 등 고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는 부족하다. 통계청 분석 결과 대졸자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3.0% 늘었지만 고학력 일자리는 1.3%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고등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전공과 무관한 쪽으로 취업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5월 일자리와 전공 사이의 관련성을 조사했는데, 52.3%의 취업자가 전공과 일치하지 않는 직업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우리나라가 유독 높다. OECD 조사에 따르면 대졸(25~34세) 임금 근로자 중 최종 이수 전공과 현재 직업 간 연계성이 없는 비중에서 우리나라는 50.0%를 기록했다. 이는 독일(26.4%)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교육학)는 “사회적 분위기가 대학에는 무조건 가야 하고 학교에서는 졸업생만 만들어 내고 있다”며 “대학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산업계는 융합적 인재를 찾다보니 서로 매칭이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취업난에 학생들은 진학을 선택하고 있다. 고등교육기관의 진학률은 2013년 7.1%를 기록하던 것이 2017년 6.2%까지 낮아졌지만 이후 다시 6.6%까지 상승했다. 장덕호 상명대 교수(교육학)는 “우리나라 산업이 직업계고교만으로는 커버되지 않는 수준까지 고도화됐다”면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학제와 산업구조의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학 개편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 교수는 “어중간한 대학의 문과 학생들부터 취업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대학 특정 과의 정원을 조정하는 등 교육정책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는 기득권 대부분이 문과 출신이어서 이과를 중심으로 대학이 개편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교육부는 대학정원 확대에 대해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는 학생이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대학에만 정원을 늘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정필재·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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