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전 헤어져 상대 생사조차 불명했던 모녀가 경찰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극적으로 상봉했다.
15일 경북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1979년 3월 당시 여섯살이던 A씨(49)는 대구에서 아버지와 외출한 뒤 길을 잃어버려 43년 동안 가족 곁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이후 A씨는 한 보육시설에서 자랐다.
어머니 B씨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딸을 찾았다. 대구 화재 참사 등 큰 사건·사고가 일어난 현장도 찾아다니며 딸 행방을 수소문했다.
A씨 역시 부모를 찾으려 했지만 어릴 때 헤어져 남아있는 기억이 전혀 없는 바람에 가족 찾기를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A씨가 지난해 11월 한 방송에서 경찰의 유전자 분석 덕분에 장기 실종자 가족이 만난 사연을 시청했고, 마지막 희망을 품은 채 경주경찰서를 방문해 유전자 채취를 맡겼다.
경찰은 이후 실종아동전문센터에 분석을 의뢰해 관련 신고를 검색했는데, 그 결과 B씨가 2013년 대구 지역 경찰에 신고한 사연을 발견했다. 당시 B씨는 “오래전 남편과 외출 후 돌아오지 못한 딸을 찾는다”며 “현재는 남편이 사망해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고 호소했었다.
이에 경찰은 둘의 사연이 유사하다는 사실을 파악해 이후 유전자 분석을 통해 모녀 관계란 사실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유전자 분석 덕에 지난 14일 대구의 B씨 집에서 극적으로 상봉할 수 있었다.
경찰청은 앞서 2004년부터 실종아동전문센터와 협력해 장기 실종자의 유전자 분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유전자 등록 대상은 보호시설 입소자 중 보호자가 확인되지 않은 아동, 실종 아동 등을 찾는 가족, 무연고 아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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