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서 반값 컨테이너 농막 사기 잇따라…계약금 보냈더니 연락 두절

경찰 “조직적 사기가 대부분… 직접 물건 확인 후 입금 당부”
당근마켓, 신원 확인·결제금 예치제도 없어 사기 용이

온라인 중고 거래 앱에서 반값 컨테이너 농막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A(48·제주 서귀포시)씨는 20일 평소 구입을 희망하던 컨테이너 하우스가 ‘당근마켓’에 반값 정도인 300만원에 올라와 판매자에게 구매 의사를 밝혔다.

채팅을 통해 계약금을 입금하라는 판매자의 말에 알려준 계좌번호로 30만원을 입금하고, 잔금은 다음날 현장에서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자는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현장에 오라며 주소를 찍어줬다.

그런데 몇 분 뒤 판매자가 계약금 100만원을 입금해야 한다며, 30만원은 돌려줄테니 환불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A씨는 환불이 되지 않자, 그때서야 판매자가 보낸 메시지의 맞춤법이 틀리는 등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가 있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설마하며 기다리는 사이 당근마켓엔 ‘이용 정지 중인 사용자’라는 공지글이 떴다.

혹시나 해서 21일 오전 판매자가 알려 준 주소로 찾아갔지만, 해당 주소는 양돈장이었고 판매자가 올린 컨테이너 농막은 없었다.

A씨는 “이름과 핸드폰번호, 은행계좌가 있어 사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판매하려는 컨테이너 주소도 집과 멀지 않고, 저렴하게 빨리 구매하겠다는 생각만 앞섰다”라며 “중고거래 앱에서 이 같은 사기 행위를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이냐”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제주에서는 지난달 당근마켓에서 비슷한 수법의 농막 사기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B씨는 컨테이너 농막 대금을 선입금했다가 사기당했다.

당근 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 거래하는 시스템이어서 신원 확인이나 결제대금 예치제도가 없어 이 같은 사기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대포통장이나 대포폰을 이용하는 조직적인 사기가 대부분이라며 반드시 직접 만나서 물건을 확인한 뒤 돈을 주라고 당부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e-mail]